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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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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진주 댓글 10건 조회 1,740회 작성일 04-05-0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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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common dandelion)

글 : 백진주

우리 나라 토종 민들레((T. mongolicum H. Mazz.)
서양민들레(Taraxacum officinale Weber)
영명 : common dandelion

'안질 방이', '지정'이라 불리기도 하는 민들레는 전국의 산과 들 특히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생명력이 매우 강하여 추운 겨울이 지나 얼었던 땅이 풀리자 마자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풀로서 뿌리를 여러 개로 잘라 땅에 심으면 모두 살아나고 잎의 숫자만큼 기어이 꽃을 피며 잎을 잘라내면 곧 또다시 잎을 내미는 끈질긴 식물이다.
민들레는 뽑아내어도 잘 죽지 않으며, 꽃가루 받이 없이 수 많은 씨를 맺어 바람에 날리기 때문에 민들에를 제거해야 되는 사람들을 매우 괴롭히는 식물이다. 민들레를 뽑아 잔디밭에 그냥 놔두면 뽑힌 민들레에서 뿌리가 땅속을 파고 들어 다시 살아 나므로 햇볕이 잘 드는 돌위에 뽑아놔 말려 죽이는 것이 안전하다.

옛부터 우리의 토종민들레는 우리 민족과 같이 강인한 생명력과 굳은 절개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민들레가 우리의 생활상을 닮았는지 우리 민족이 민들레를 닮았는지, 옛 선인들은 정조를 굳게 지키며 민들레 같은 삶을 살았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고 전국이 도시화되면서 우리 민들레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반면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꽃이 피는 서양민들레가 도시나 산골마을 할 것 없이 우리 땅 곳곳을 차지하며 자라고 있다. 도시의 시멘트벽, 아스팔트 위, 가로변 화단, 높은 산까지 가리지 않고 어쩌다 남은 우리 민들레마저도 쫓아내듯이 하며 빈터만 있으면 서양민들레가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토종민들레의 영토를 빼앗고 있는 서양민들레는 언뜻 보아서는 식별하기 쉽지 않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크다. 토종과 귀화종을 쉽게 식별하려면 꽃송이를 쥐고 꽃받침을 보면 된다. 토종 민들레는 흔히 꽃받침으로 알고 있는 외총포편(外總苞片)이 꽃을 바치고 있는 반면 서양민들레는 이것이 뒤로 젖혀져 있다.  꽃잎 아래 외총포편이 위로 향한 것이 토종, 뒤로 젖혀진 것은 서양 것이다. .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혀서 만신창이가 되어도 기어이 잎과 꽃대를 다시 내밀고 꽃을 피우며 씨를 날려보내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것이 우리의 토종민들레이다. 토종민들레는 뿌리를 몇 토막으로 잘라서 땅에 묻어주면 모두 새싹이 돋아나고 여러 포기의 민들레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민들레는 4~5월에 노오란 꽃을 피우게 되는데 우리의 토종민들레들은 절대로 근친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에 흔하게 피어나는 서양민들레의 꽃가루 총각이 찾아와 애걸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기가 원하는 우리 토종민들레의 신랑감이 날아오기를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다 토종민들레의 꽃가루 총각이 날아오면 받아들이고 끝내 오지 않으면 급기야는 처녀임신을 해버리고 만다. 때문에 우리가 봄날에 보는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는 발아가 되지 않은 무정란과 같은 씨이다. 이 때문에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 반대로 서양민들레들은 근친이고 무엇이고 찾아오는 대로 모두 받아들여 씨를 맺기 때문에 서양민들레의 씨는 100% 발아하고 서양민들레의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절개를 지키는 것이 토종민들레의 수가 점차 줄어드는 원인중의 하나가 된 것이다.

민들레꽃의 색깔에는 노란색과 흰색이 있다. 노란꽃을 피우는 종류로는 민들레를 비롯하여 제주도에서 자라는 좀민들레, 관모가 희지 않고 회갈색인 산민들레, 그리고 유럽에서 건너온 서양민들레가 있다.  흰  꽃을  피우는  종류로는 흰민들레가 있다.  이처럼  여러  종류의  민들레가 있지만, 잎이나 뿌리를 끊으면 모두 흰 액체를 낸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쓴맛이 느껴지는 이 액체에는 타락세롤과 카페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민들레는 꿀이 많아 벌을 기르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식물이며, 잎의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하얀 유액은 손 등의 사마귀를 없애는 특효약으로 사용했다. 쓴맛이 매우 강하지만 지방에 다라 김치로 담가 먹거나 나물을 해먹기도 하였으며, 각종 염증과 부스럼을 치료하는데 좋은 약재가 되어왔다. 또한 요즘은 민들에의 생즙을 내어 먹으면 간질환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여 이 른 봄부터 산과 들에 민들에를 채취하러 다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민들레 이야기 하나

옛날 한 나라에 임금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신하나 백성들 앞에서 임금으로서의 권위를 갖지 못했다. 그것은 무슨일을 하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명령밖에 내릴 수 없다는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이었다.  그 임금은 자기의 운명을 그렇게 만들어 준 별들에게 항상 불만을 품고 있었다. 어느 날 임금은 자기의 운명을 그렇게 결정한 별을 향하여 처음이자 마지막인 명령을 내렸다. " 이 못된 별들아! 모조리 떨어져 땅 위의 꽃이 되거라! 내 너를 밟아 주리라." 왕은 일생에 단 한 번 할 수 있는 명령을 별들에게 던진 것이다. 그러자 하늘의 모든 별들은 이 임금의 명령대로 땅에 떨어져 노란색의 민들레가 되었다. 그리고 임금은 갑자기 양치기로 변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민들레꽃 위로 양떼들을 몰고 다니게 되었다.

민들레이야기 2
오늘날의 인류와 생물은 노아의 방주에 타고 있던 사람과 생물이 시조가 된 셈이다. 물론 이것은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민들레의 전설은 여기서 비롯된다. 천지 사방이 보이지 않도록 엄청난 비가 40일간 쏟아지고 홍수가 밀어닥쳤다.  온 천지에 물이 차오자 모두들 홍수를 피하고자 높은 산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민들레만은 발이 땅에 묻혀서 달아날 수가 없어서 그저 벌벌 떨고만 있었다. 이제 물은 발목까지 차 올랐다. 어찌나 애가 타고 걱정을 했던지 민들레의 머리는 하얗게 세어 버렸다. "하나님, 저를 살려 주세요! 오, 하나님!" 민들레는 마지막으로 하늘에 대고 구원을 요청했다. 하나님은 가엾게 여겨 그 씨앗을 바람에 날려 멀리 산 중턱 양지 바른 곳에 피게 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민들레는 죽지 않고 이듬해 봄에 다시 태어난 것이다. 민들레는 늘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살았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꽃이 피면 하루 종일 하늘을 우러러보고, 밤이 되면 고개를 숙여 오므라든다는 것이다. 민들레의 꽃받침은 하얀 씨들이 흩어져 날아감에서 비롯된 모양이다. 바깥 쪽에서부터 조금씩 안쪽으로 피어오르는 민들레꽃은 아침의 햇살이 닿으면 핀다. 그리고 해가 짐과 동시에 오므라든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민들레를 '목동의 시계'라고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뾰족 뾰족한 이파리 모양 때문에 '사자의 이빨'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북유럽에는 꽃받침의 솜털을 단숨에 불어 날려 보내면 그 해에 새 옷을 선물 받을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민들레의 꽃받침을 보면 기를 쓰고 불어댄다고 한다.

댓글목록

황숙님의 댓글

황숙 작성일

  우  ㅡㅡ  이렇게 많은 정성을 ...  편히  고맙게 잘보았습니다..    ^,^      ..    프린트를해서 보관 하겠습니다..    님의 즐거운  일요일이 되십시요...  또, 뵈요  ^^

정경해님의 댓글

정경해 작성일

  와,, 민들레 이야기 ... 감사합니다. 

최연실님의 댓글

최연실 작성일

  민들레 야그 참 재밌게 잘 읽었어요!! 감사^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근데요~~ 민들레 도 좋지만... 그 보다 백진주라는 이름에 더 솔깃해집니다  천연 백진주의 고은 모습니다 퍼덕 떠올라서요^ ^~~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민들레 이야기3 : 게을러서 일은 하지 않고 날마다 낮잠을 자는' 남풍'이 어느날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뜨자 태양을 닮은 둥근얼굴에 금발머리의 소녀가 앉아 있었다. 다가가서 말을 걸려고 하였으나 졸린몸이 말을 듣지 않어 어쩔수 없었는데 자고나서 눈을 뜰때마다 소녀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나중에 말을 걸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몇일을 낮잠만 자던 남풍이 어느날 눈을 뜨니 아름다운 소녀의 금발이 백발로 변해 있었다.  놀란 남풍이 슬그머니 일어나 백발소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기위해 살랑거리는 입김을 내 뿜자 허공을 향해 하얀 머리칼이 훨훨 날아 올라 소녀의모습이 순식간에 살아져 버렸다.  그제서야 진작 말을 걸지 못한것을 후회하였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 해마다 남풍이 '아름다운 금발소녀 어디있니?' 라고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물을 때 쯤이면 소녀의 모습은 백발과 함께 흩날려 사라지는 것이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꽃이야기를 '백진주' 님니 먼저 시작하시네요.  정보나누고 싶습니다.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그랬군요. 모든 전설은 슬픈듯 멋지고 아름답기까지한 신비로움이 있어 즐겁네요. 감사!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

  백진주님의 글을 읽다보니 '민들레 홀시되어'란 노래를 구성지게 잘 부르는 친구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잘 보고 갑니다.~^^*

백진주님의 댓글

백진주 작성일

  글올려놓고 몇칠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백진주님의 댓글

백진주 작성일

  자주 자주 꽃이야기 전해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