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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만나는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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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복진 댓글 6건 조회 1,595회 작성일 04-05-0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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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만나는 설레임


어린이날이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아이들로 인해
그냥 하루 쉬는 날이 되어 버렸다.
작은 녀석은 2박 3일로 오대산으로 야영을 떠났고,
큰 아이는 중간고사로 자기 방에서 시험공부에 정신 없다.
아내는 밀린 일이 많은지 사무실로 출근을 했고,
괜시리 아버지 방문을 열어보면
텅 빈 그림자만 열어 둔 창문을 통해 흔들린다.

물 한 병 들고 사진기 들고 집에서 가차운
팔x산으로 오른다.
지난번엔 파x사 뒤로 해서 성x암 간다는게
길을 잘못 들어 파x재에 올라 다시 산등성이를 타고
겨우 성x암을 찾아 내려온 적이 있다.
꽃을 찾아 다니다 보면 등산로가 아닌 길로
들어설 때가 많기 때문에 자칫 길을 놓쳐
산 속에서 헤매기 일쑤이다.

오늘은 그런 실수 안해야지 하면서
가xx성으로 방향을 틀어 동문을 향해 산에 올랐다.
요즘 지천으로 피어 있는게 애기똥풀이다.
그 사이사이 광대수염도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잠시 등산로를 벗어나 샛길로 한참을 들어서니
양지 바른 곳에 둥글레가 역시 무리지어 꽃대에
방망이들을 달고 햇살을 즐기고 있다.
다시 등산로를 타고 1시간여를 올랐을 무렵
미나리냉이의 하얀꽃들이 나비들을 유혹한다.
그 사이사이 흰젓제비꽃들이 듬성등섬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 있고,
맞은 편 숲속 그늘진 곳엔 애기나리들이 군락을 이룬 채
피어 있다.
이렇게 산에 와 보면 안다. 아 이꽃은 이런 곳에 많이 피는 구나
아, 애기나리는 산 중턱 그늘진 숲속에 피어나는구나 하고 말이다.

다시 한참을 오르다가 산길을 벗어나 숲속으로 접어들었다.
산괴불주머니와 현호색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마지막 그림자를 낮게 흔들고 있다.
애기나리 군락도 여기서도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아, 그러다가 앙증맞은 은방울꽃들이 여기저기
남은 햇살을 즐기고 있다.
가슴이 마구 뛴다. 벅차오르는 순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대로 한참을 서 있었다.
시간이 오후 5시가 넘어 6시가 다 되어간다.
이 녀석들 참 많이도 피어 있다.
사실 오늘 은방울꽃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산에 오르면서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날 줄....
정신 없이 셔트를 누르다가도 한참이나
고운 은방울꽃과 눈맞춤을 했다.

댓글목록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으와... 성공입니다 드디어 은방울을.... 거의 희귀하게 발견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근데 x자가 궁금합니다

김복진님의 댓글

김복진 작성일

  야생보호를 위해 x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이번 주까지는 피어 있으리라 믿습니다.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 팔공산,파계사, 파계재... X 표시 해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요.

김복진님의 댓글

김복진 작성일

  에구.....

최연실님의 댓글

최연실 작성일

  은방울꽃 귀여우면서도 싱그러워요!!.. 제가 소속되어 있는 한국전통꽃꽂이 하수회 로고도 은방울꽃이랍니다!! 즐감했어요!!

정경효님의 댓글

정경효 작성일

  혼자서 산에 다니는 기쁨은 아무도 모르지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