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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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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남윤 댓글 7건 조회 1,240회 작성일 04-08-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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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미 다람쥐가 새끼 3마리를 데리고 빗살네 다래덩쿨아래로 나타나기 시작한건 달포쯤 된다.
차츰 눈을 마추고 낯을 익히며 가족이 되어 먹이도 주고 이웃이 되어가던중 어느날 부터 앵두주의 찌꺼기인 열매를 주었더니 놈들은 취기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몇일전 기어이 한마리가 작은 웅덩이에 빠져 죽고 마는 불상사가 생겼는데  그 이유를 만취한 아기다람쥐가 갈증 때문에 물을 먹으러 갔다가 익사 내지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것같다며  동화같은 이야기를 느닷없이 친구내외까지  이끌고 방문한 우리내외에게 설명하는 빗살네 가족을 보면서  역시 무늬강은 오염되지 않았구나 하는 기쁨을 맛본다.
무늬강변은 춘천에서 화천쪽으로 가다가 사창리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빗살무늬도예라는 작은 공방을 차려놓고 노부모및 삼촌가족까지 모셔다가 동화처럼 비탈을 일구고 살아가는 빗살 지창환님네 앞강변 이름이다.
사시사철 여울져 흐르는 강가엔 폭염을 피해 피서.천렵을 나선 가족들이 여러가족 보이는데 낙옆이 지고 찬바람이 들면 그야말로 적막한 쪽빛 강물이 흐른단다.
밤에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과 마른 가지에 쌓인 눈의 순백색 향연을 보면서 그 아까운 아름다움을 올 겨울엔 함께 하잔다.

대책없이  교단을 떠나 이곳에 터를 잡고 그야말로 등골이 빠지도록 비탈을 일구는 빗살네를 일으킨 것은 보기드문 형제애이다.
사업을 하면서 힘든 가운데서도 수입도 대책도 없는 어쩌면 황당하기 까지한 빗살무늬도예를 하며 강변을 지키겠다는 한심한 형의 꿈을 말없이 도와준 동생들~
가끔 들릴때 마다 모양이 갖추어 가고 흙으로 빚은 피리(오카리나)며 호루라기가 모양이며 제소리를 잡아가고 있다.
모두가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때묻지 않은 동화를 일구며 살아가는 춘천시 사북면 오탄3리  무늬강변 형제들을 보면서
" 그래, 사는게 다 이런 거구나." 모두가 위로를 받고 서로의 등을 두드린다.

댓글목록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시처럼 아름다운 글을 읽는 동안 무늬강가에 서있는 듯 착각을 할 정도로 아름다운 글. 가운데........ 너무 재미있는 표정의 빗살무늬도예품... 잘 보았습니다

김남윤님의 댓글

김남윤 작성일

  이양섭님, 가운데 익살스런 표정은 호루라기 입니다. 소리가 아주 아름답지요~

박경규님의 댓글

박경규 작성일

  구절구절마다 형제애가 가득담긴 고운 마음씨를가진 빗살네들의 세상이 정겹도록 아름다워보이는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

  때묻지 않은 동화를 일구며 살아간다는 표현이 화창한 이 아침을 기쁜마음으로 열게 합니다. 김남윤님의 따사한 감성까지 느끼면서..., 오늘도 해피한 하루 되세요.~^^*

조경자님의 댓글

조경자 작성일

  바로 그 무늬강가에 제 고등 학교 은사님이 집을 지었다고 오랬는데 아직 못갔군요. 거기 가면 꼭 들려 보고싶어요.빗살무늬도예방 아무나 가도 되는 곳인가요?

김남윤님의 댓글

김남윤 작성일

  어쩌면 빗살님이 조경자님의 은사님은 아니신지요? 그리고 빗살무늬도예는 언제,어느때 ,누구나 온가족이 환영한답니다. 전화 033-243-6218 입니다. 꽃가족은 대단한 환영을 받지요~

조경자님의 댓글

조경자 작성일

  꼭 가볼꺼예요. 다녀와서 말씀드릴께요. 근데 그분은 제 은사님은 아니신것 같아요. 생물선생님이셨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