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속으로 --시골중학교 교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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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복진 댓글 7건 조회 1,359회 작성일 04-11-01 15:15본문
매주 목요일은 특별활동이 들어 있는 날이다.
이름하여 '들꽃탐사반' 모두13명
참 그동안 많이 돌아다녔다. 학교 뒷산을 몇 번이나 올랐던가
봄날 무덤가에서 찾아본 할미꽃을 보면서 왜 할배꽃은 없을까?
고민 아닌 고민도 해보고 구슬붕이, 애기풀 바라보며
양지녘에 앉아 깔깔대기도 했었는데.....
학교앞이 시골들판이라 산에 오르지 못한 날이면
시골 길을 따라 한바퀴 돌아보면서 하나하나 꽃이름 외우고
"저기 애기똥풀도 모르는 놈 지나간다(안도현의 시 중에서)"면서
지네들끼리 장난도 친다.
오늘은 들꽃도 거의 보이지 않으니
들꽃보다 더 이쁜 너희들 사진이나 찍을란다..
자~~~ 마카 이쁜 짓~~~~~~~
교정의 은행나무가 햇살에 눈부신다.
떨어진 은행잎 위로 누워도 본다.
교정의 벤취에 앉아 상념에 젖어보기도 하고
여학생들은 끼리끼리 모여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은행나무 부여잡고 이런 포즈도 취하면서..쌤요 잘 찍어주이소...
쌤요~~ 은행잎 이렇게 뿌리면 됨니꺼? 녀석들 말도 잘 듣는다.
햇살 바른 곳에는 남학생들이 소타기 놀이를 한다.
자 힘껏 하늘로 날아올라서 쿵....히히 이겼다...야호....
앗 어느새 여학생 한 녀석(?)이 몰래 올라타본다.
교정을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시골길을 걸어본다.
시월의 긴 그림자도 이젠 접을 때가 다 되었나 보다
결실을 위해 흘린 땀방울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가을햇살에 누워있다.
마지막 남은 결실을 향하여 부지런히 콤바인은 돌아가고
저멀리 학교 건물과 자주 올라갔던 산(일명 궁디이 산이라 불림)이 보인다.
깊어가는 가을 속에 시골학교 그림자도 깊어간다.
■ 부록 -- 메뚜기와 뱀딸기
※음악 --- CHYI YU (齊豫)의 'You can't say'
댓글목록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메뚜기를 날로 걀 먹능교? 가을에는 역쉬 은행나무가..................넓은 들을 배경으로 노란 은행나무가......... 가을빛 가득합니다
김복진님의 댓글
김복진 작성일아임니더...달달 볶아 무거야 하는데..사진 찍어달라고 폼 잡은겁니더.
신흥균님의 댓글
신흥균 작성일그냥 어린시잘 생각이 나서 눈이 흐릿해집니다.....음악도 참 좋아요~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나즈막한 산, 너른 들판의 풍요로움, 은행잎을 책갈 피에 끼워 넣던 추억, 논두렁 누비며 메뚜기 잡던 흐릿한 기억, 노란 은행잎이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김복진 선생님은 자연의 혜택을 고루 누리고 있어 행복하시겠습니다. 티없는 제자들과 함께....
조경자님의 댓글
조경자 작성일이곳이 어디인지 서울서 학교를다닌 제가 보기엔 넘 부러운 곳이군요. 까마득한 학창시절이 그립습니다.
김제민님의 댓글
김제민 작성일꼭 이렇게 어린 시절 보낸건 아니지만...글 읽고 사진 보는 동안..저 역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듯..잠시 즐거웠습니다~! 아! 돌아오지 않을 그 때가 그립습니다^^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늘 꿈꾸어 오던 모습!!!이 보이니 넘 좋다못해 즐거운 충격으로 ...쌤! 감사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