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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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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진주 댓글 4건 조회 1,941회 작성일 04-12-1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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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글 : 백진주

대나무는 다년생 상록목본으로  열대에서 온대에 걸쳐 널리 분포하며 특히  비가 많은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자란다. 전 세계에 1,250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종이 자생 또는 재배되며 건축재·가구재·낚싯대·식물 지지대를 비롯하여 바구니 등 죽세공품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하며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어린 순은 나물로 요리하여 먹는다. 대나무는 뿌리에서부터 잎까지 약용으로서 활용도가 매우 높아 고대문헌에는 " 댓잎은 맛이 쓰고 성질이 차며, 해소와 상기, 종양, 해열, 상충에 효과가 있다 "고 되어 있다.

대나무를 한자로는 죽(竹)이라고 한다. 대나무가 북방으로 옮겨질 때 명칭도 중국 남방음이 따라 들어왔다. ‘竹’의 남방 고음이 ‘덱(tek)’인데 끝소리 ‘ㄱ’음이 약하게 되어 한국에서는 ‘대’로 변천하였고 일본에서는 두 음절로 나누어져 ‘다케’로 되었다.

대나무는 빠른 생장력, 왕성한 번식력, 질긴 생명력, 용도의 다양성 등 불가사의한 힘을 간직한 식물이다.  좀처럼 꽃을 피우는 일이 없는 대나무가 드물게 60년에서 100년 정도의 주기로 일제히 쌀알 만한 크기의 꽃을 피우는 일이 있다.
개화한 다음 해에는 그 부근 일대의 죽림은 어린죽도 노죽도 말라 버린다. 대나무가 개화하여 말라죽는 현상에 대해, 대나무는 번식력이 강하여 한 본의 모죽이 수년 후에는 수십 본으로 늘고 제한된 지역 내에서 너무 군생하면 과밀 상태가 되어 토양의 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어쨌든 일반 수목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점이다.

대나무는 그 곧은 모양새와 속을 비우고 사철 푸른 특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절개와 강직함의 상징으로 사랑을 받아왔으며, 마음을 비우고 도를 행할 군자가 본 받아야 할 품성을 지녔다고 해서 사군자의 하나로 칭송을 받아 왔다
또한 대나무의 내부가 비어 있는것을 예로부터 그 빈 공간이 신의 매체라 생각하여 대나무에는 악귀를 쫓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어 왔다. 일상 생활에서도 축하하거나 기쁨을 나타낼 때 대나무는 없어서는 안될 재수 있는 물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 예로서 우리의 전통민속놀이인 봉죽놀이가 있다. 봉죽놀이는 조기잡이가 성행하였던 서해안 일대에서 풍어를 기원하며 행하던 집단 가무놀이이다. 일반적으로 만선으로 돌아오는 배에 꽂는 풍어기를 봉기라고 하는데, 흔히 긴 대나무 장대에 오색 종이꽃을 달았다. 봉기를 대나무로 만들기 때문에 봉죽이라 부르며, 황해도와 경기도 일부지역에서는 고기가 많이 잡히면 ‘봉죽 받았다’라고 한다.
  한편, 점집이나 무당이 사는 집의 문 앞에는 붉은 기나 한지로 꼬아 만든 종이를 매달은 대나무가 반드시 서 있는데, 이는 대나무를 통해 하늘의 신을 자신의 몸 안에 불러들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즉, 대나무가 인간의 마음과 신의 뜻이 더욱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찰 주변에 가면 대숲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여러 가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한다.
첫째 보온상 겨울철의 북풍과 외풍을 막는 데 대나무보다 좋은 것이 없기 때문다.
둘째 안전상으로 절이 대부분 깊은 산 속에 위치한 까닭에 많은 산짐승들이 절 주위로 몰려드는 경우가 있는데 산쪽으로 대나무를 심으면 빽빽하게 자라는 대나무 탓에 짐승들이 쉽게 절을 침범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리 때문이라고 한다.  옛 선인들은 폭포에서 흐르는 물소리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가 바로 대숲에 바람이 이는 소리라고 여겼다고 한다. 대숲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바람이 불 때마다 사각사각 이파리가 부딪치며 소리에 조용히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며 마음을 안정시키면 그 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어 모든 망상과 집착과 번뇌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넷째, 절은 산 속 깊이 있어 태풍이나 지진 혹은 홍수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쉽게 대응할 수 없다. 그래서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자라는 특징이 있기때문에 뿌리가 얼키고 설켜서 쉽사리 뽑히지 않아서 지진이나 태풍등 천재지변에 비교적 안전한 장소에 속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물론 그 이외에도 대숲이 있는 주변에는 물이 마르지 않아 스님들이 농사를 짓기에 알맞고, 또한 대나무를 잘라 여러 가지 공예품을 만들어 팔아 절의 보수공사나 유지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숨어 있었다고 한다.

대나무 이야기...

<만파식적>
 신라 제31대 신문왕 때 선왕인 문무대왕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일본의 침입을 막고자 동해의 해룡이 되었다. 동해에 작은섬이 나타나 떠다니는데 일관이 점을 쳐보니 큰 보물을 얻을 것이라 함에 섬을 조사해 보니 머리는 거북이 같고 그 위에 한 줄기의 대나무가 있는데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합하여 하나가 되곤 했다. 이상히 여겨 왕이 지켜본즉 다음날 오시에 대나무가 합하여 하나가 되는데 천지가 진동하고 비바람이 치며 어둠이 7일 동안이나 계속된 후 바람이 자고 물결이 평온해 졌다. 왕이 배를 타고 섬에 갔더니 용이 검은 옥대를 바치면서 이 대나무를 베어 피리를 만들어 불면천하가 화평할 것이라고 일러주어 왕이 대나무를 베어서 뭍에 오르자 용과 산이 사라져 버렸다.
 왕은 피리를 만들어 월서의 천존고에 모셨는데 이 피리를 불면 적군이 물러가고 병이 났으며 가물 때는 비가 오고 폭풍우가 칠 때 불면 풍우가 그치고 파도가 잔잔해지므로 만 가지 파란을 잠잠하게 한다고 하여 만파식적이라고 이름하여 국보로 삼았다고 한다.

댓글목록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대나무에 대한 상세하고 깊은 글을 보내셨군요.물론 대나무에 얽힌 이야기는 많고 선비들도 대나무를 소재로 많은 글들을 남기고 있지요.특히 우리나라와 중국족의 글을 자주 봅니다만 일본쪽의 글은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얼른 생각나는 글이 없네요.마침 지난 번 담양의 소쇄원에서 담아온 대나무 사진을 찾아보고 있으면 올려드리지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신흥균님의 댓글

신흥균 작성일

  우와~ 좋은 글입니다....머릿속에 꼭꼭 기억 해놓았다가 아는체 하는데 써먹을랍니다.  근데 효과부분에....세째가 어딜 갔지요?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캬~ 진주님은 이름까지, 이름마저도 이뿌시네. 감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