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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보시면서 마음을 다스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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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수영 댓글 4건 조회 1,023회 작성일 05-04-01 09:04

본문

 
  ---  다시 피는 꽃  ----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 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저를 살게 한 강물의 소리 알아듣고

물밑 가장 낮은 곳으로 말없이 돌아가는 물고기

제가 뿌리내렸던 대지의 목소리 귀담아 듣고

아낌없이 가진 것을 내주는 꽃과 나무

깨끗이 버리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다는.



시/도종환     

         

댓글목록

홍은화님의 댓글

홍은화 작성일

  버리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무척 어렵더라구요. 덕분에 마음 한번 다잡아 봅니다. ^^;

이영태님의 댓글

이영태 작성일

  버리는것도 비우는것도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살려고 근접하는 자세는 필요할것 같습니다.덕분에 맘을 다시 추스릴 기회를 주셨네요.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도종환 시인의 시는 늘 경건한 맛이 있습니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아! 버려야 맑아지는 거군요. 상황은 주변은 변화무쌍한데, 전 한결같음을 고집하고 있군요. 다는 아니어도 마음은 한결같음이란 테두리 안에서 변화가 아닌 발전을 하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