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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에 심은 우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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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남윤 댓글 6건 조회 2,069회 작성일 05-04-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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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춘천시 서면 안보리에는  사랑의 집 [ 광림노인요양원]이 있습니다.
원래는 사할린 동포들이 마지막 고국방문을 통한 말년을 이곳에서 보내시다가 영면하시는 곳인데  이젠  한분도  계시지 않습니다.
지금은 170여명의 중증장애나 치매노인들이 80여명의 사회복지사,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무료,또는 유료로 이곳에서 생활을 하고 계신데 사회적관심이 낮아져 찾는이가 뜸하지만 들어가는 길가에는 점현호색, 양지꽃, 조팝나무등이 다투어 피어나고 우리들이 심어놓은 기린초,금꿩의 다리, 꽃잔디등도 제법 아름답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몇 년전부터 연고를 맺고 제자들, 동료 또는 지인들과 이곳에 와서 밤나무도 심어주고 꽃길도 가꾸어 주고 하는데 어제는 학교 제자들과 직원등 20여명이 국야농원 이재경선생님께서 구절초,쑥부쟁이,감국등 우리꽃 300여포트를 주셔서 몇가지 일거리를 조금더 챙겨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들꽃은 관상용뿐아니라 의학적으로도 우울증이나 심신의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 꽃을 보고 가꿈으로서 치료의 효과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또 간단한 산책등을 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  꽃을 심음으로서 공동체인식도 갖게 될것이라는 생각에 국야에 부탁을 하였더니 흔쾌히 도움을 주셨습니다.
초코파이와 간단한 음료수등 우리들 먹거리와 어른들을 위한 간단한 물건들을 챙겨 사랑의 집에 도착하였더니 무슨 VIP나 되는것처럼 원장님을 비롯한 어르신들이 나오셔서 천막까지 장만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꽃의 이름과 심는 방법, 기르는 방법,즐기는 방법을 짧은 지식으로 설명하고 미리 보아둔 길가에 심기시작하였더니 처음에는 낯선 눈으로 보시던 요양원 노인들이 삼삼오오 나오셔서 급기야 가지고 간 야생화뿐만 아니라 요양원측에서 급히 구해온 넝쿨장미까지 심고 나니 오후 4시가 훌쩍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따라 나서서 어설프게 꽃을 심고 잡초를 뽑던 학생들도 할아버지,할머니들과 머리를 맞대고 풀을 뽑고 돌을 주워내며 우리꽃을 심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차피어날 꽃길보다 고운 인간애를 보는 듯 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학생들은 어르신들의 손을 닦아 드리며 또 다른 만남을 약속했고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핀 봄꽃들이 지고 가을이 올때면 우리가 심은 구절초, 감국,쑥부쟁이들이 곱게 피어 나 가끔씩 찾는 이 낯선 손님들을 기다릴것이라는 생각에 모두가 가슴뿌듯한 하루를 보내고 귀가하였습니다.

댓글목록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부럽고 부끄럽고 그렇습니다. 참 의미있는 일을 하고 오셨군요.

박희진님의 댓글

박희진 작성일

  아...정말 좋은 일 하고 오셔서 뿌듯하실 거 같습니다..다들 잘 자라서 꽃 많이 피었으면 좋겠네요~~

제미숙님의 댓글

제미숙 작성일

  참 아름답습니다. 꽃도, 사람도...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아름답고 훌륭하십니다.노고를 치하드리고 싶습니다.

강병애님의 댓글

강병애 작성일

  꽃보다 마음이 더욱더 아름답습니다.

한명희님의 댓글

한명희 작성일

  가슴이 뿌듯하다셨는데 그사연에 왜 나의가슴은 이리도 답답해 지는지요. 미안합니다, 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