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연하장/그대에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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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이재 댓글 8건 조회 1,086회 작성일 05-06-17 21:46본문
크리스의 음악을 들으며 연하장을 띄웁니다.
'나'를 기다리는 '당신'을 그리며...
며칠 전 친구가 살고 있는 정읍엘 다녀왔습니다.
안개에 젖은 이른 아침의 작은 숲을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진입했을 땐
빠꼼한 모습으로 분주하게 세수를 하던 햇살이 잠시 어지럼을 주더니
잰걸음 내달려 내장산 IC로 빠지고서야 한숨 돌리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내게
고운 비단빛 물결들의 찬란한 아침을 선사하지 뭡니까.
잡은 손 차마 놓지 못한 풀잎들의 따스함, 그 인연에 이슬방울들은 눈물만 그렁그렁.
그렇게 맺혀진 이슬들은 아직 잠에서 덜 깬 모습으로 그 애틋함을 지켜보던
민망스러운 내 눈을 깨끗하게 씻어주고, 지난 가을 홍엽으로 물들어 길가는 모든 이들을
붙잡았던 가로수는 짙은 푸른빛으로 하늘을 서늘하게 덮고 있었답니다.
흙을 사랑하며 흙에서 나오는 것들과 함께하는 당신이 부럽기도 했지만,
늘 바쁜 일상이 안타까워 도울 수도 없는 마음만 보내곤 했었지요.
듣기 좋은 목소리로 환하게 웃어주시던 생생함이 내 기억속으로 들어와
가끔은 지치고 고단한 하루를 활기찬 시간으로 바꿔주시기도 하는 요술 램프 같은 당신.
오늘은 그 아일 생각했습니다. 비에 젖어 팽개쳐진 가방따윈 까맣게 잊고
한웅큼 집어준 다슬기에 그저 신이 나 힘차게 달렸던 섬진강 가 한 소년을 떠올리며
당신과 마주한 듯 환하게 웃습니다.
'그대' 때문에 여물지 못했더라도 글 한 줄 남기는 것,
사랑의 힘입니다.
아,
단 한 사람으로 인해 하룻밤 뒤척이는 것도 행복임을 이젠 알 것 같습니다.
댓글목록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다슬기?? 이곳에도 도슬비가 많은데.... 역쉬........ 사랑없인 난 못 살아요~~~~~~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에구~발 빠른 양섭님..! 다 마치지도 못하고 수정 중인데 벌써 다녀가셨네요? 부지런도 하셔라~ 힛~! 근데 도슬빈 또 뭐여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이재님이 사람의 가슴을 울리네~!! 고운 글을 쓰는 가슴이 다숩고 곱지요.사랑이 사람을 살리고 살게 하지만 참을 수 없이 많이 아프기도 하지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다슬기=도슬비=대수리.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부르지요.국어사전에는 다슬기입니다.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사진 함부로 가져 오시면 안되는데 이름이 적혀 있어도 동의 꼭 하시고 가져 오세요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대전 맑은 시냇물에 사는데... 다슬기와 크기가 비슷하고... 껍질은 진녹에 거의 검은빛이라할까? 수제비국이나............아욱국에 넣어먹으면... 엄척 맛있는...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우정호님..! 잘 알겠습니다. 고맙구요.^.~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그렇군요. 대사리란 말은 남도쪽에서도 흔히 쓰는 방언이라서 알고 있었지만 도슬비는 처음 들었어요. 화순 사평 다슬기 수제비 먹고 싶어요. 아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