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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수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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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규현 댓글 19건 조회 1,679회 작성일 05-08-1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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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에 추락시킨 옥수수씨앗이 몸부림치며 솟아올라 그 숫자까지 세어보는 극성을 떨었지요.
 허우대는 멀쩡하고 수염도 품위가 있어보여
 예약받은 회원님들께 옥수수 맛을 보일 수 있다고 혼자 즐거워 했지요.
 수확 시기를 알 수 없어 마을 사람한테 물었더니
 수염이 말랐을 때 따라고 하데요.
 수염이 마르면 어느 정도가 마른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
 무엄하게도 말랐다고 생각되는 수염가닥을 잘라 들고가서 보여주었지요.
 아직 이르다기에 손자녀석과 배낭여행을 다녀와서 보니
 딸 시기가 되었으며 너무 익으면 딱딱해져 맛이 덜하다고 일러 주데요.

 옥숫밭에 들어가 성장 상항을 살피면서
 하나씩 따 보니 몸통 크기가 빈약하기가  며칠 후면 돌이 되는 손자녀석의 팔뚝 크기이고
 옥수수대와 잎 줄기등에 하얀 분가루가 여기저기 묻어 있어
 옥수수가 그런대로 잘 익어 녹말가루가 베어 나왔구나 여겼지요.
 "옥수수 따는 곰"을 생각하면서 열심이 따 밭고랑에 모아놓고 앉아
 한꺼풀씩 껍질을 벗기다 옥수수 나신을 보기 전에
 아니 이게 뭔가 벌레들이 꿈틀꿈틀 항복하고 나오지 뭡니까?
 하얀 분말가루가 잘 익어 나온 녹말가루가 아니라 벌래들의 분비물이었지 뭡니까?

 벌레들의 침투로는 수염쪽이 열러 있어 침투하기가 쉬운 것 같고
 그곳에 침투 둥지를 틀고 있어 수염쪽으로 흐르는 영양 보급로를 차단, 수염을 쉽게 마르게 하여
 수확시기를 혼란시켜  설익은 것을 따게 되는구나 싶더군요.
 수염쪽 침투부분을 잘라 내어도 거의 온전한 몸체를 건질 수 있으나
 중앙돌파한 놈은 상하로 파고들기에 전체를 못쓰게 하기도 하고
 밑 부분으로 침투한 놈은 머리부분과 함께 소탕하고 남은 부분을 살려냈지요.
 마지막에 벌레와의 전쟁까지 치르고 보니 친환경농법(?)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자위했읍니다.

 이렇게 빈약한 수확물을 가지고
 114회원님들과의 예약이행은 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위약 배상방법은 어찌할고 고민하고 있읍니다요.

 
 

댓글목록

제미숙님의 댓글

제미숙 작성일

  전원일기가 재밌습니다. 옥수수 먹고 싶은데... 하나 안될까요?

신흥균님의 댓글

신흥균 작성일

  무지 맛나보이는데요~

박철규님의 댓글

박철규 작성일

  위약배상방법을 알려드려도 될른지요.끝까지 친환경농법을 밀고나가시길....

김성대님의 댓글

김성대 작성일

  위약배상.......옥수수 사서 주세요!!!ㅎㅎ

박대철님의 댓글

박대철 작성일

  쩌서 냉동고에 넣어두고 렌지에 덮혀 먹으니까 간식이 좋던데요.

김용환님의 댓글

김용환 작성일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면서 배워가지 않나요?  전원생활을 더욱 즐기시기를!!! 

김용환님의 댓글

김용환 작성일

  우리집 옥수수 농사가 잘 되면, 내년을 위하여 찰옥수수(겉이 검은 씨앗) 하나 보내드릴께요.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

  배상 받으실 분 온라인 통장번호를 알려주시면 맛 보실 한봉지값 송금하겠음다.그냥 냉동시킨 것 있기는 한데 선착순 방문하신 분께는 나누어 드리겠음다.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허 ㅎㅎㅎㅎㅎ.....송규현님의 옥수수 수확기를 읽으며 웃음이 비져나오네요.찰옥수수가 아닌데 남쪽에서도 찰옥수수가 자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엊그제 옥수수를 여남은 자루 따서 너무 여물은 듯 해서 압력솥에 쪘더니 부드럽더군요.저도 전혀 농약을 쓰지 않았지만 벌레가 먹지는 않았는데 옥수수도 풀을 매주고 비료를 주지 않으면 빈약해지더군요.풀을 매주고 비료를 두어번 준 것은 먹을만 하게 크더라구요.몇 그루 심지도 않았지만 친척들이 오겠다기에 따지 않고 두고 있는데 너무 익으면 쪄도 딱딱할까봐 조금 신경이 쓰이네요.저도 전에 살던 분이 심어놓은 것을 가꾼 거라서 기른 옥수수로 씨앗을 해도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시장에서 산 옥수수는 오랜시간 삶아야하므로 여간해서는 안 사먹는데... 계곡에서 금방 추수한 옥수수를 삶으니... 금방 삶아지고 맛도 얼마나 연한지.... 옥수수를 맛있게 먹으려면.... " 따자 마자 곷 쪄서 먹는다" ... 진리 학실!!!

김종건님의 댓글

김종건 작성일

  즐거움이 배어 나오는 듯 합니다.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우와~!!! 옥수수 수확 드디어 하셨군요. 부드럽겠어요. 남쪽엔 찰옥수수(알맹이가 검음)의 크기가 좀 작은 것 같아요. 강원도 찰옥수수는 크고 색도 유백색이었는데...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아, 참! 손해배상은 어떻게 받을까요? 사진도 보여주시고 재미난 글도 올려주셨으니 충분하고도 남았는데, 그렇담 외려 빚을 졌나요? 히~ 바람 살랑이는 좋은 저녁입니다. 손자와 즐거운 시간 되세요.

손경화님의 댓글

손경화 작성일

  귀농한 벗의 집에 갔다가 직접 기른 옥수수를 삶았는데, 헉! 커다란 벌레들이 기어나오다 사망한 걸 봤지요. 그 생각이 나네요.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

  김용환님. 씨앗용 옥수수를 주시겠다니 고맙게 기다리겠읍니다.메발톱 파종했으나 싹인지 잡풀인지 구분이 안돼요.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

  하하하~, 송규현님 글을 읽다 보니 웃음이 절로입니다. 행복하신 보습을 떠올리면서 저도 덩달아 해피합니다. 옆에 짝지도 함께 읽으면서 우스워 죽겠답니다. 송규현님, 편안한 저녁 되세요.~^^*

김형태님의 댓글

김형태 작성일

  제가 지난 목요일 송규헌선생님님 댁을 직접 방문하여 이 옥수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송규헌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형태님의 댓글

김형태 작성일

  그날 가지고 간 디카가 컴퓨터에 연결해 있는 동안 번개를 맞아서 고장난 것을 몰랐습니다. 송규헌선생님 댁에서 찍은 사진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쉽습니다.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

  김형태님, 먼 길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