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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함께한 두번째 배낭여행- 송규현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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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길영 댓글 9건 조회 1,489회 작성일 05-08-14 20:23

본문

<송규현님께서 여러번 시도해 보셨지만 자유게시판에 글이 안올라간다 하시어 제가 글의 원본을 받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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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자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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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방학에 이어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손자와 함께 두번쩨 배낭여행을 떠났읍니다.
영월, 영주, 안동, 문경을 다녀왔읍니다.

♧ 박달제 : 영월 가기전 잠깐 박달재에 올랐읍니다.
"천둥산 박달재에 울고 넘는 우리니마" 예나 지금이나
사랑의 슬픈 이야기는 우리들의 영원한 페이소스입니다.

♧ 영월책박물관 :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오랬동안 고서점을
운영했다는 박대현 관장님. 산골 폐교에다
돈도 되지않는 책박물관을 열어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교과서를 비롯,
현제에 이르기 까지 각종 문헌과 자료들을 수집,
정리하여 테마별 기획, 순환전시를 하고 있읍니다.
"영희,철수, 바둑아 바둑아" 내 어릴적 교과서를
보지 못하여 아쉬웠읍니다.
손자녀석은 책이 박물관에 왜 있어야 하는지
느낌은 없는 것 같고, 이 외할배의 어릴적 추억으로
녀석의 꿈을 자극해 볼까 했으나 역부족이였읍니다.

♧ 곤충박물관 : 건축디자이너가 곤충 마니아가 되어 개설한 사설 곤충박물관입니다.
역시 돈이 되지 않는 일을 산골 폐교에다 정열을 쏟아 만든
청소년들에게 자연과 꿈을 안겨 주는 곳입니다.
내 어릴적 여름방학은 으례 곤충체집 숙제가 있었지요.
잠자리채, 수수깡상자, 포르말린 방부제, 주사기등을 갗추고
나비, 잠자리, 메미 ,풍뎅이 등등을 잡으러 땀 흘리며 들로 산으로
쏘 다녔읍니다.
나무상자 바닥에 작은 수수깡 기둥을 붙이고 그 기둥 위에
방부처리한 곤충을 최대한 원형을 살려 올려 핀으로 고정시켰고,
바닥에 이름표를 써 붙였습니다.
뚜껑은 세로판지로 덮어 제법 그럴듯 한 표본상자를 만들었읍니다.
물론 우수상을 받았지요.
살기 힘든 그 시기, 공무원이었던 형이 필요한 자재를
구해 주셨기에 가능했읍니다.
녀석도 외할배의 어릴적 곤충체집 추억담을 들으면서
많은 흥미를 가지고 진지하게 찾아 보는 모습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더군요.
나도 왕잠자리 유충이 물 속에서 2-3년을 작은
물고기와 달패이등을 잡아 먹고 산다는 사실을 새삼 배웠읍니다.
책박물관, 곤충박물관, 산골에서 운영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두 분 관장님 잘 운영되기를 기원합니다.

♧ 김삿갓 묘소 : 아직 때 묻지 않은 계곡, 그 이름도 김삿갓계곡입니다.
그 계곡 끝자락 깊숙한 곳에 삿갓은 말없이 누워 있읍니다.
해학과 풍자, 재치와 웃음으로 서민의 애환을 달래 주었던
한 시대의 풍운아였읍니다.
그대 오늘에 와 있어 세상사 우리의 아픈 마음 녹여줄 법도 하건만
왜 말없이 누워만 있는가!

♧ 별마로천문대 : 내 어릴 적 무수한 별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그 별들을 찾아 별마로 천문대를 찾아 갔읍니다.
캄캄한 산길 구불구불 올랐으나 아쉽게도 구름이 걷히지 않았읍니다.
별관측은 불가능했고, 천체 모형실에서 별자리를 찾아 탐구하고,
천체망원경의 원리에 대해 설명 듣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읍니다.
그나마 관심을 가져주는 녀석이 이뻣읍니다.
영월을 여행지로 택한 이유 중의 하나도 이 천문대였읍니다.
몇년전 별을 실컷 보겠거니 하고 백령도에 갔으나
3박4일 계속 비가 와서 헛탕이었읍니다.
언제 별을 맘껒 볼 수있는 곳을 다시 찾아가고 싶습니다.
세경대학 기숙사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쳤읍니다.
(천문대 산길을 운전하여 안내해 주신 세경대 이진형화백 고맙습니다.)

※ 참고 : 천문대 방문할때 피해야 할 계절과 시간을 참고로 열거 하겠읍니다.
계절-봄 여름을 피합니다. 황사와 비 때문입니다.
월- 3, 6, 9월을 피합니다. 환절기가 되어 일기불순이 잦습니다.
그 월중-보름 전후 약 10여일을 피합니다, 달빛이 방해가 됩니다.
하루중-일출전 여명시, 일몰 직후 잔영이 방해가 됩니다.

댓글목록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

  손자에게 꿈을 심어 주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날씬하던 지석이가 통통하게 변했네...~^^*

김용환님의 댓글

김용환 작성일

  특히 1960년대 이전 책,잡지,신문,포스터,팜플렛,편지,광고지,음반등을 보내달라고 하던데....영월책박물관에 보내고 싶은 회원이 있을려나?  영국에는 유명한 헌책 동네가 있던데.......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할배와 손주의 아름답고 뜻깊은 탐사여행이네요.마음이 흐뭇하고 이제 15개월 된 외손녀가 크면 동반여행을 할 기력이나 있어줄건지, 외손녀가 따라나서줄 건지 싶네요.여행지도 좋지만 여행이 더 뜻깊은 것 같습니다.손주보다 외할아버지가 더 뿌듯하셨겠지요? 허ㅎㅎ.....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참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영월책박물관에 가본 그때가 생각납니다.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나중에 저도 꼭 해보고 싶은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맑은 여름날 산사에서의 별헤던 밤이 벌써 몇해 전, 세월 참 유수입니다.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죄송합니다. 제가 해드린다고 했는데..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

  우정호님, 고마웠읍니다.

김제민님의 댓글

김제민 작성일

  김삿갓 문학관 근처에 조선민화박물관도 있고...우리나라 지도 닮은 선암마을도 구경하셨나요? 멋진 할아버지에게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

이정옥님의 댓글

이정옥 작성일

  저 아그는 할아버지의 사랑으로 앞으로도 무럭 무럭 잘크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