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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느 하루의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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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규현 댓글 20건 조회 1,844회 작성일 05-09-1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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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생긴 농산물이라도 건사하느라 한 여름을 보냈읍니다.
  손아림을 참고 배를 가른 고추는 비닐하우스에서 죄 망가졌읍니다.
  습기가 적으니 잘 말르겠지 했으나 무슨 조환지 모르겠읍니다.
  최근에 딴 두번의 고추는 잘 마르고 있읍니다.

  옥수숫대는 뽑기가 힘들어 낫과 톱으로 밑둥을 싹둑 잘라내고
  고춧대, 오이, 토마토도 모두 뽑아냈읍니다.
  그 자리에 김장거리를 준비했읍니다.
  배추 50여포기, 무150여개, 알타리, 쪽파, 돌산갓, 청갓등을 두루두루 심었읍니다.

  그저 심기에 급급하지 계획적인 농사가 되지 못해 실실 웃으면서 하고 있읍니다.
  그 한가지가 무 씨앗 뿌리기입니다.
  잘라낸 옥수수 자리 4개의 공간 대각선 교차점에 무씨앗을 2-3개씩 뿌렸읍니다.(비닐을 걷어내지 않았읍니다)
  눈꼽만한 씨앗이기에 충분한 공간확보다 싶더니만
  억세게 뻗어난 옥수수의 뿌리와 커지는 무의 볼륨이 충돌하면 어찌되나 생각이 미쳤읍니다.
  그래서 그자리에 쪽파를 대신 심었지요.

  가지는 못생겼지만 꾸준하게 열리고 있읍니다. 모조리 따고 보니 한 소쿠리가 되었지요.
  이제 가지는 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가 되었읍니다.
  해서 잘게 쪼개어 햇볕에 말리는 작업을 했지요.
 
  고구마는 현제 먹을만한 크기는 되는데 당도가 제로입니다.
  박토라야 당도도 높고 잘 생긴다고 했는데
  당초에 퇴비로 듬뿍 밑거름을 했으니 줄기만 무성하여 좋아라 했던 결과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수확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그냥 세월에 맡기고 있읍니다.
  꿀을 찍어 먹거나 설탕을 뿌려 먹는 고구마가 탄생할지 모르겠읍니다.

  야생화 회원이 꽃은 올리지 않고 시덥잖은 신변잡기만 올리고 있으니 나 원 참.....

댓글목록

김형태님의 댓글

김형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좋은 수확 축하드립니다. 김장거리도 고루고루 심으셨군요.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

  멀리 미국에서도 잊지 않으시고...

장은숙님의 댓글

장은숙 작성일

  당도없는 고구마는 쪄서 꾸덕꾸덕 말리면 그런대로 간식으로 먹을만 했었는데요.

주 저리님의 댓글

주 저리 작성일

  맞습니다..말리면 비타민도 늘어나고 단도도 늘어나고, 거름 잘된(?) 땅에는 고구마가 터져 갈라지기도 한다고 하는듯 하더군요..예전 유년의 물고구마, 찌면 노오란 그것, 불때고 난 아궁이에 궈 놓으면 좋은냄새 그윽하던 그것 그 고구마가 그립습니다 ..히~ 밤고구마 보다 술안주 하기도 좋습니다 생으로 깍아 먹기에는 물고구마!(비번2)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알차게 엮으시는 일상이 정겨움을 가득 전달합니다. 농사일을 직접 해본 경험은 없으나, 그 일의 고단함은 잘 압니다. 저는 엄두도 내지 못하니까요. 가을은 알곡들을 거두는 선생님의 손끝과 전해주시는 그 마음에서 가장 먼저 오는 듯합니다. 다음 소식 기다리면서...건강하세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허 ㅎㅎ.....제가 농사짖는 모습이 떠오릅니다.요새 짝지는 고추말리기에 신경쓰느라 멀리 출타도 자꾸 기피하네요.탄저병이 걸린 고추는 말려도 쓸 수가 없군요.모두 골라내고 있습니다.김장꺼리는 농약없이는 기를 수 없어 심지 않고 그냥 먹을 정도로 배추 160포기와 알타리를 뿌리고 쪽파를 심었지요.가지는 말리기도 어려워 천덕꾸러기가 맞네요.호박도 조금 커버려 애호박으로 먹기엔 씨가 생긴 녀석은 썰어서 말리구요.호박이란 녀석은 잘도 숨어있어 늙은호박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몇 덩이가 이제 보이네요.고구마를 시험삼아 두어줄기 캐보니 말씀대로 달지 않군요.조금 더 두었다가 캐서 물빠지기를 기다려야 되려나 봅니다.감자를 캐고나니 빈 터가 생기는데 김장거리를 심지 않으니 심을 게 없군요.조금씩 꽃밭을 만들고 있네요.

박대철님의 댓글

박대철 작성일

  송규현님 !  재배하신 레파토리(?)가 너무 많으신 것 같아요, 저는 고추는 풋고추 따 먹으려 10개 정도만 심었습니다.그런식으로 조금씩 심어서 재미로 가꾸셔야지 고추 말리기가 보통 일이 아니던데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산골생활이란 게 생각처럼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공원에 나가 바둑 장기나 두고 술이나 한 잔씩 하기보다는 나으리라 여기면서 틈으로 드라이브 겸 꽃구경이나 다니고 있습니다.석등도 보이는 것을 보니 주변을 잘 꾸미신 듯 하군요.저는 있는대로 이용하고 묵정밭으로 두면서 살고 있네요.주위를 둘러보며 만발한 물봉선을 비롯 가을꽃들이나 보면서 어정거리네요.

박대철님의 댓글

박대철 작성일

  고구마가 달지 않은 까닭은 품종 선택을 잘 못 하신 것 같군요.저도 지난해 처음 심으면서 달지 않아 거의 못 먹고 나중에 조금 먹었습니다.다른 품종을 심은 금년에는 날마다 한 두 개씩 캐서 알콩달콩 먹고 있네요.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꽃사진보다도 재미 있습니다. 꿀을 찍어 먹거나 설탕을 뿌려 먹는 고구마...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한명희님의 댓글

한명희 작성일

  농사가 생업인 사람과 즐기는 사람과의 차이점은 무었일까요 ?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한농의 말씀을 들으니 어째 가슴이 찡하군요.차이점이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큰 부분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즐기는 사람은 실패하면 내 정성이 부족하고 몰라서 실패했으니 공부 잘 했다고 위안하면 되지만 생업인 사람은 금전이 크게 작용하니 속이 많이 상할 듯 하네요.농사짓는 기쁨에서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있지 않을까요? 허지만 즐기는 사람도 즐거운 것만은 아니고 속이 상하고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때도 있더군요.

이금선님의 댓글

이금선 작성일

  알콩달콩 농삿일 하시는 모습이  한눈에 보입니다. 한명희님의 짧은 글속에서도 무언가 읽을 수 있어요. 하지만 많으나 적으나 농사를 지으며 애지중지 기르는 마음은 다 같을겁니다.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

  한명희님 말씀에 죄스런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이길영님 말씀과 같은 심정으로 하고 있읍니다. 고구마 말리기는 삶아서 하나요? 생으로 하나요?

손경화님의 댓글

손경화 작성일

  조금씩 짓는 농사라면 재미도 날 것 같더군요. 귀농한 벗의 집에 가니 "농사가 장난이 아니구나"소리가 저절로 나더군요.

김종건님의 댓글

김종건 작성일

  농사, 고된 노동의 끝에야만 보람을 느끼는 직업일 겝니다.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잘 알진 못하지만 고구마는 생으로 말려 술안주로도 쓰고 간식용으로도 그 맛이 참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꼬들꼬들...치아가 시원찮은 지금은 씹는 것에 두려움이...ㅠ.ㅠ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참...튀겨서 바로 설탕을 뿌려 먹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해요. 아니면 맛탕을 해도 될 듯하구요.

장은숙님의 댓글

장은숙 작성일

  고구마를 먹으려고 쪘는데 단 맛이 없으면 저의 어머니께서 호박전 부칠 때 두께로 찐고구마를 썰어서 말리셨어요. 단 맛이 별로여도 쫀득쫀득한 맛에 오며가며 집어먹었던 기억이납니다.

한명희님의 댓글

한명희 작성일

  농사를 생업으로한지 몇십년이 지났지만 생물이라 하루하루가 새롭고 변하는 모습이 좋아서 새벽이면 어둠을 헤치고 살펴보고싶은 마음에 꼭새벽에 논밭을 돌아 다닙니다. 날마다 기쁨이크지요. 많으나 적으나 농사는 늘 새로워서 기쁨이크지요. 고추 한포기라도 가꾸시는분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