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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규현님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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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대철 댓글 7건 조회 1,414회 작성일 05-09-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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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밖 큰 소나무에 사는 까치가 울지도 않았는데, 눈 비비고 일어나 보니 규현님의 애틋한 정이
담긴 쪽지가 원방래 하였군요.
뵈온듯이 반갑게 읽었습니다.
항상 초보 농사꾼으로 좌충우돌 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더구나 수세미 물을 받기 위해 줄기 윗쪽에 병을 대셨단 말씀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오고. 형님벌 되실 분이  귀엽게 느껴지며  한결 더 가까워 지는 기분이 듭니다.

아침 저녁으로 몸에 감기는 상쾌한 바람은. 무덥던 여름이 그 긴 끝자락을 가을에 넘겨 주려나 봅니다.
언제나 규현님의 글을 받을때 마다 지금은 까맣게 잊어 버렸던 아련한 추억들을 떠 올리게 합니다.
유난히도 추운 겨울밤 시린 손을 번갈아 이불속에 넣으며 '안톤체홉'의 단편을 밤새워 읽었고,순결한 여인'테스'의 기구한 삶을 가슴 아파 했었던 그 시절로 말입니다.

다성 초의선사와 추사는 천리밖 해남과 한양 사이에서도 평생을 끊이지 않고 서신을 주고 받았다 하더이다.
비록 뵌적은 없지만 저도 가끔씩 소식 전하며 허심탄회한 사이가 되려고 노력 하렵니다.

그리고 말많은 문제의 고구마 이야기 우선 여기 사진으로 보내드립니다.
저는 규현님 처럼 덩굴도 안 뒤집어 주고 ,길영님 말씀처럼 신문지도 깔아 주지 않고 그냥 풀만 두번 제거해 주었습니다.
너무커서,호미가 아닌 삽으로 캤습니다.
가을이 더 깊어지면 내년도 종자로 보내 드릴테니 당도 0% 고구마는 심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가을 혼을 불어 넣으실 좋은 도자기 구상 많이 하시길 빌겠습니다.
                   
      남도에서 박대철 드림

댓글목록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

  나의 농촌일기의 사건은 대부분 게으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심을 때는 열심이나 사후관리가 엉망이지요. 제 때에 할일을 뒤로 미루는 게으른 탓이 크지요. 서울 나들이가 잦다 보니 며칠 후에 돌아오면 잡풀등 일거리가 쌓여 있어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고, 또 한가지는 화상 후유증을 염려하여 햇볕에 나가는 것을 조심하다 보니 시간을 놓치기도 하지요.그러면서  머리속으로 즐기는 것이 많다 보니, 고독과 그리움을 쌓아 가기도 합니다. 멀리 계시는 분들과 작은 글이지만 큰 마음 담아 보내고 싶어 집니다.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

  박대철님, 귀여운 친구로 받아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고구마 기다리겠읍니다.

김은주님의 댓글

김은주 작성일

  두 분의 다정하신 글속에 사랑이 보입니다. 그래서 팔순노모께선 죽을라해도 죽을시간이 없다 하시더군요. 그만큼 바쁘다는 이야기겠지요. 84세 어머님께선 사물이 조금보이는 히쁘연 새벽에 들에 나가시고 낮엔 한숨 주무시고 햇님이 힘겨루기에 지친 오후에 다시 나가시더군요. 공부만 어려운게 아니고 농사도 쉬운게 아니지요. 그래도 사시다 보면 어떤 노하우를 터득하실것입니다. 힘내세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농사야 전업으로 짓는 분이던 저희처럼 놀면서 가꾸던 쉽지만은 않더군요.언젠가 박경리 선생이 TV에 나와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정성을 들인만큼 돌려준다던 말씀이 생각납니다.저는 물고구마를 찾아도 없어 그냥 서석장에서 고구마 순을 사다가 늦게 심었더니 알이 별로 들지 않아 주전부리깜이나 수확할 듯 하군요.신문지는 저는 깔지 않았고 반상회에서 어느 분이 한 얘기로 두어번 뒤집어 주기만 했습니다.큰 것이 싫어 내년에는 여주고구마라던가? 하는 큰 밤톨만한 알이 드는 녀석을 좀 심어볼까 합니다.터는 좀 되는데 많이 가꿀수도 없어 손이 덜가는 푸성귀들을 심고 자꾸 꽃으로 채우려는데 세월이 가야 될 것 같습니다.한가위가 오는데 건강들 조심하시고 뜻있고 두루 평안이 가득한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손경화님의 댓글

손경화 작성일

  읽다 보니 정말 인정이 묻어나는군요. ^*^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두 분이 주고 받으시는 글이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소짓게 만듭니다. 언젠가는 저도 그 틈에 끼어 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또 정겨운 얘기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졌습니다. 창문을 닫고 스피커를 올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습니다. 따스함이 묻어나는 정 깊은 이야기 한 웅큼 덥썩 집어주시는 분들의 정겨움이 아직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는 시간을 훈훈한 온기로 채워줍니다. 더불어 기쁨인 것...미소 가득 번지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가 갑니다. 우리 모두에게 이 밤이 평온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