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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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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훈 댓글 6건 조회 1,757회 작성일 05-10-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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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1-13일 가나안 신용협동조합의 제주도 전진대회에 다녀왔다. 오랫만의 여행에 가족과 함께 즐거운  사흘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가장 잊지 못 할 기억은 한라산에 올라 백록담을 내려다 보는 것이었다. 자생식물의 寶庫 라는 말 처럼 등산로 죄우의 자생식물은 생각만 해도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

12일 아침 08:30분 성판악에서 14명이 한라산 정상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등산을 자주하는 사람들 속에 11살의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도 포함되어 있었다. 왕복거리 19.2킬로 오십리 길이다.고도는 상판악이 750미터 정상이1950미터로 1100미터의 고도를 오르는 것이다. 변덕스런 한라산 날씨가 우리를 환영하듯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등산로는 편도 9.6킬로로 6킬로 까지는 완만한 경사를 오르다가 나머지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바닥은 모두 화산석 뻐스 안내양의  말로는 앞사람의 궁둥이와 화산석 바닥을 보며 걷는 재미없는 코스라고 소개한다. 한라산의 아랫쪽은 활엽수로 잔 도토리 나무가 깔려있어 길에는 떨어진 도토리가 흩어져 있다. 좌우에는 심은지 몇해 되지않은 후박나무가 잘 자라고 있어 낙엽이 진  겨울에도 등산로를 푸르게 해 줄것이다.

3킬로정도 오르니 30 여년 전에 심은 삼나무 숲을 만날 수 있었다. 목장지대와 함께 이곳에도 심겨진 삼나무는 배를 만드는 자재로 쓰이는 단단한 나무로 300여 미터 폭으로 심겨져 있었다. 등산로를 보호하기 위해 나무계단과 경사진 나무마루를 깔았고 등산로 외에 자연을 회손하지 않도록 양쪽에 로프를 쳐서 관리하고 있었다.

길 좌우에 자생하는 풀과 나무에 관심을 두고 걸으니 힘든줄도 몰랐다.다음 만난 것은 구상나무 자생지 였다. 아니 정상에 가까운 1800미터 고도까지 구상나무가 널려 있었다.(사진방 참조)

진달래 휴게소는 중간을 지나서 평원을 이루고 있었다. 잔 대밭에 해묵은 진달래가 자생하고 있고 보라색 용담이 3-4송이씩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있다. 매자나무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있다.길의 좌우는 잔 대나무로 꽉 차있다. 앞으로 경사는 점점 가파르고 자연석을 밟는 발바닥에 자극이  오기시작했다.

구상나무 숲을 벗어나니 1키로 앞에 정상이 보인다. 좌우는 목장처럼 목책을 두 줄로 쳐놓았다. 제주도에만 있는 진객을 만났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바위를 감싸고 있는 '시로미' 정말 멋진녀석이다.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아들 손자 대대로 볼 수있도록 잘 보호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든다. 눈향나무도 정상을 오를 때까지 나를 반겨주었다.

숨을 몰아쉬며 정상에 도착했다. 13:30분 엉덩이를 땅에 붙일 틈도 없이 열심히 걸었는데도 5시간이  걸렸다.  저 아래 백록담이 보인다. 우기가 아니라서 물은 바닥에 조금 남아있늘 뿐 흰 사슴이 물을 먹는 담수(白鹿潭)가 될수 있을 정도이다.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구름이 저 아래 雲海를 이루고 있다.
아! 이 기분 즐거움 그래서 산을 오르는 것이다.

내려오는 길은 서둘지 않고 안전하게 발을 쉬게하며 내려왔다.
올라갈때 서둘러 보기만 했던 자연을 카메라에 담으며 한라산에 오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몇번이고 해 본다.진달래 휴게소의 커피 한 잔은 피로를 풀어주기에 족했다.
내려오는 길에 반가운 진객을 만났다. 한라산 노루 도토리를  주어먹는 것 같다. 조심을 하면서도 멀리 가지않고 먹이를 먹고 있다. 겨울에 먹이를 주던 TV화면이 떠오른다.

올랐던 식구가 모두 내려와 차에 오른 뒤 비가내리기 시작하는 한라산을  뒤로하고 200여명의 일행이 기다리는 식당으로 향했다.

*다음날 들렸던 비자나무 자생지의 비경 솔냄새가 나는 씨앗은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사진: 위는 백록담. 아래는 구상나무숲

댓글목록

제미숙님의 댓글

제미숙 작성일

  좋으셨겠습니다.

장은숙님의 댓글

장은숙 작성일

  저는겨울에 가서 이런 이쁜 풍경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눈이 무릎 위까지 쌓인 때 가니 눈과 상록 침엽수만 보이더군요. 너무 미끄럽고 통제를 해서 백록담은 가보지도 못했지요.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날씨가 좋은날 잘 선택해서 갔네요 얼마나 동생이 제주도에 너무 많이가서 갈때가 없다고 한라산을 도전하고 왔다고 한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김종건님의 댓글

김종건 작성일

  대학 때 겨울 산행시 백록담 주위서 야영을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좀 철 없었지요.

이훈님의 댓글

이훈 작성일

  그곳에서 야영을 하셨으면 노루도 친구가 되었겠네요.  너무나 아름다운 보물단지  영원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