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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미억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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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훈 댓글 8건 조회 1,111회 작성일 05-12-1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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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누라 6순이다.그리고 결혼 서른 일곱 해가 되는 날이다. 동네 말을 타고 장가가던 그해겨울 눈도 많이오고 혹한으로 시집오던 첫 해 시골에 혼자 남아서 고생깨나 했는데..

어제 저녁  '내일아침에는 미억 국을 끓이라' 고 주문을 했더니 미억도 있고 냉장고에 고기도 있단다.

큰애 내외는 곤지암에 살고 있어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고 작은녀석은 집에 들어가서 일을 보고 점심이 넘어서야 나온다고..

아침에 잠자리에서 나오며 미억국을 끓이라고 다시한번 말하고 컴퓨터를 확인 한뒤, 뒷논하우스와 뒷밭 하우스를 걷어 올리고, 연탄도 갈고 돌아와 밥상에 앉았다.

어머님 께서는 아침 생각이 없으시다고 방에서 안 나오시고 우리둘이 밥상에 마주 앉았다. 한 그릇씩 떠놓은 미억국을 입에 넣으며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낀다.

저녁에는 오랫만에 한식구도 빼지않고 일가족이 외식을 했다.
생일이라고 했더니 미억국과 밥을 별도로 담은 상을 가져와  육순잔치를 했다. 케익에 촛불을 부치니 아가씨들 셋이 악기를 들고와서 생일축하 함창을 해주고 기념사진 까지 찍어주었다.
(  윗 사진)

이렇게 혹한이 닥치는 겨울에 육순을 보냈다.
어제 주례를 서고 사례로 받은 상품권으로 롯테월드를 가자고 했더니 고맙다고 빙그레 웃어준다.
이런 마누라가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댓글목록

장은숙님의 댓글

장은숙 작성일

  이런 곳에 행복한 사진을 올리시고 축하하시니 사모님은 더없이 행복하실거예요. 부럽습니다.

홍종훈님의 댓글

홍종훈 작성일

  늘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날들로 이루어지시길...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나이들면서 피붙이가 더 정겨워지는 듯 합니다.저도 홍천에 있다가 잠실에 가면 자식들 얼굴만 봐도 흐뭇하더군요.마님 6순 덕에 아들,며느리에 손주 까지 다 모이니 흐뭇하셨겠네요.행복이 대단한 일에 있는줄 착각하고 살아온 때도 있었는데 환갑이 되니 작은 일에서 행복을 느끼게 되더군요.행복해 보이십니다.

이미자님의 댓글

이미자 작성일

  이렇듯 글을 올리시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옵니다. 행복하시고 두분 오래오래 함께하십시오.

김종건님의 댓글

김종건 작성일

  생일과 결혼기념일이 같으니 좋은 일이 많으시겠습니다. 앞으로도 무병 장수 하십시요.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와우~!!! 다복하신 모습...더불어 흐뭇해집니다. 행복...한 마음 나누어 가져도 되지요? 사모님이 이순(耳順)이시라는데 바로 제 윗 언니뻘밖에 안되 보이십니다. 건강하시고 더 많이 행복하세요~~!!!

홍은화님의 댓글

홍은화 작성일

  기분좋고 정감있는 날이였네요. 두분 모두 건강하세요~

이훈님의 댓글

이훈 작성일

  감사합니다. 마누라가 축하글을 읽고 육순잔치는 제대로 했다고 즐거워 합니다. 내일 낮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