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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게 친구-서산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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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훈 댓글 8건 조회 1,096회 작성일 05-12-3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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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선원 홈에 들렸다가 月印晟님이 올리신 서산대사님의 말이 있어, 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는 때 한 번 마음을 비우고 싶어 올립니다.

.)



이 보게 ~ 친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 서산대사


댓글목록

이미자님의 댓글

이미자 작성일

  부끄럽지만 불자인 저로서는 더욱 마음이 닿는 글입니다.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밖에 되지 못하는 삶이건만 어지 그리 연연할 게 많은지요.버리고 나눌줄 아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건님의 댓글

김종건 작성일

  어렴풋하게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고 살아가는 중생이지요.

김형태님의 댓글

김형태 작성일

  생이라 한 조각 뜬 구름------ .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새겨 둬야지.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신흥균님의 댓글

신흥균 작성일

  이훈님...연세를 잊는 열정에 늘 감사하고, 존경합니다...올 한해도 변함없이 열정 잃지 않으시라고 믿습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큰 발전이 있으시길 빕니다.

김성대님의 댓글

김성대 작성일

  선생님 인사늦었네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한결같으시기를....신년회 하셔야죠?!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수련을 들고 늘 그러하시듯 오셨네요. 앞서 가시는 모습...같은 거리를 두고 뒤따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너무 귀한 글귀네요. 항상 다복하신 모습, 어찌나 부럽던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