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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농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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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윤영 댓글 4건 조회 1,791회 작성일 06-01-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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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농월정(弄月亭)
  • 1_2_15036.jpg - 농월정 <경상남도...펌> * 농월정(弄月亭)은 경남 함양군 안의면 월림리 화림계곡의 월연암 너럭바위에 서 있던 팔작지붕의 정자입니다. 화림계곡의 절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조선 선조 때 관찰사와 예조 참판을 지낸 학자이자 의병장인 지족당 박명부가 벼슬에서 은퇴한 뒤 1637년에 지은 정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그가 웅혼하고 유려한 글씨체로 "知足堂杖銶之所(지족당이 지팡이를 짚고 노닐던 곳)"라는 글씨를 월연암에 깊이 새겨 놓은 것이 남아 있습니다. 농월정은 이름 그대로 계곡에 비치는 달을 희롱하면서 풍류를 즐긴 풍류객들의 흔적이 물씬 배어있는 곳입니다. PICT7593.jpg 월연암(月淵巖)이라고 부르는 방대한 너럭바위 전체를 조망하는 자리에 세워져 있던 농월정은 뒤쪽 가운데에 한 칸짜리 바람막이 작은 방을 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각으로 팔각지붕이며 추녀 네 귀에 활주를 세웠고 걸터 앉거나 기대어 주위를 조망하도록 계자난간(鷄子欄干)을 둘렀더랬습니다. 팔담팔정(八潭八亭)으로 불리는 안의 지역의 명당 중의 명당이 화림계곡이고 정자 중의 정자가 농월정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PICT7587.jpg 그러나 2003년 가을, 몰지각한 어떤 이의 방화로 농월정이 불에 전소하고 말아 농월정을 아끼던 수많은 풍류객들을 안타깝게 하였지만 정자 앞에 펼쳐진 계곡만으로도 여전히 감탄사가 나오는 곳입니다. 뒤늦게 농월정의 화재 소식을 들은 지인이 몹시도 안타까운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PICT7590.jpg 농월정을 휘감아 도는 화림계곡은 국도 26호선을 따라 나 있는 40리의 계곡으로 농월정 외에도 동호정, 거연정, 군자정이 황석산, 덕유산 등의 명산과 어우러져 탐방객들의 경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잿더미만 남은 농월정. 팻말만이 그곳에 정자가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PICT7591.jpg 월연암은 농월정을 애타게 그리워하고 있을 겁니다. 월연암에 밝은 달이 휘영청 떠오르면 숯더미만 남은 농월정을 보고 옛날을 그리며 밤새워 울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이제 이곳은 여름 한철 시원한 물놀이 장소가 되고 말 거고, 비라도 많이 오면 남아 있는 잿더미들은 강을 따라 사라지고 말겠지요. 또한 농월정도 그렇게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지겠지요. PICT7586.jpg

댓글목록

한미순님의 댓글

한미순 작성일

  저도 남편과 이곳을 지나 온 기억이 있는데..그리고 나서 얼마 후에 화재 소식을 들었던 ..참으로 안따까운 일이네요 잊고 있었네요^^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아, 너럭바위들의 근엄한 모습...장구목 바위들이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천재지변이든 인재든 문화재가 사라지는 이유는 언제나 안타깝지요. 사진으로나마 잘 감상합니다.

손경화님의 댓글

손경화 작성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오는 그 농월정이 이렇게 되어버렸군요. 안타깝습니다.

이향숙님의 댓글

이향숙 작성일

  아까운 문화유산들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