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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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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은화 댓글 8건 조회 1,265회 작성일 06-02-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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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개발연구회에 충실치 못하는 이유중 하나 ^^;
때로는 이런일도 ....
사람마다 생김이 틀리듯이 갖은 뜻과 생각이 모두 다르더라구요.
누구의 뜻이 맞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저 누구나 웃음머금고 사는 얼굴이기를 바랄뿐이지요.
저의 인생에는 이런일도 들어 있었나 봅니다.
경기도에는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미군기지가 이전될 터로 지정된 곳이고
주민들중 일부는 이미 떠난 상태입니다.
그저 내살던곳에서 내년에도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는 바램이 유일한
10 여가구만이 남아 있을 따름이지요.
이조차도 칠팔십 고령의 노인분들입니다.
파고들면 여러가지 문제들이(정부,미군,전쟁,동북아...)걸쳐 있기는 합니다만,
이 지역주민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조금씩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평택에 이른바 외국부대가 들어오기 시작한것은 청일전쟁때부터입니다)
어제 이런 역사를 가진 대추리분들을 위해 작은 퍼포먼스가 기획되었고
저는 그 일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대추리분교에 건물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습니다.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합니다.
저희 딸아이가 어제 페인트투성이가 되어 오는 저를 보고 이런말을 했답니다.
"엄마! 엄마는 뭐하러 남의 땅에가서 남의 학교에다 그림을 그려?"
"으음...그건 그저 내 생각을 알리고자 하는 방법중의 하나일 뿐이야.
어떤 사람은 말로 하고 어떤 사람은 글로도 쓰고 또 어떤사람은 노래를 하잖아?
그래서 엄마는 그림을 그린거야."
지금은 삭신이 쑤십니다. ^^
2층짜리 학교건물에 색을 칠하고 그림을 그리고...
설치된 구조물위에 올라가 2층을 칠할때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솔직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한다고해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는...
그저 그린 그림을 보고 좋아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다하시니
저도 좋을 뿐입니다.

(창문 하나하나에는 현재 대추리에 남아 힘겹게 살고 계시는 분들의 얼굴이 새겨졌습니다)

daechu_1.jpg

댓글목록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수고 많으십니다.

이훈님의 댓글

이훈 작성일

  딸아이와의 대화가 머리속에 남는군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선과 악을 일도양단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면이 있지요.대개는 선과 악이 동전의 양면처럼 돼 있는 경우도 있고 마구 섞여있는 경우도 많으니까요.다만 홍은화님께서 애쓰시고 떠났거나 아직 남아있는 분들이 안타깝네요.마을의 존치도 의미가 있을 것이고 미군부대가 들어가는 것도 나름의 사정은 있을테니 사정도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어느 쪽이 옳다고 잘라 말하기엔 어줍잖군요.모두가 받아들이는 좋은 매듭이 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만 그게 어디 그리 되겠습니까.수고가 너무 많으십니다.저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기 뜻과는 달리 정들이고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분들을 많이도 만났습니다만 양면성이 있지요.

한미순님의 댓글

한미순 작성일

  좋은 일 하시고 계시네요 멋지십니다^^*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오마이뉴스에서 기사 읽었습니다. 홍은화님도 거기에 참가하셨군요. 참 뜻있는 일입니다.

김종건님의 댓글

김종건 작성일

  외국 군대가 국내에 주둔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 하지는 않습니다. 불가피하다면 그로인해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분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제의 생각은 미군은 언젠가 철수를 할텐데 막대한 돈과 땅과 철거민의 눈물을 요구하기 보다는 조금더 현 위치에 머무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김성대님의 댓글

김성대 작성일

  오늘 새벽 kbs2 시사투나잇에서 관련 내용을 봤습니다. 5백몇십일째 촛불집회를 하시는 굵게 패인 얼굴의 어르신들과 고사리손, 주변의 도움을 주시려고 애쓰시는 모든 분들 참 짠 했습니다.

홍종훈님의 댓글

홍종훈 작성일

  어려운 숙제군요. 우리 모두가 원인 제공자 아닌가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