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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치던 용맹은 어디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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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영 댓글 9건 조회 928회 작성일 06-02-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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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름 전 부터 매 한 마리가 집 주변을 빙빙 돌았지요.
물론 닭장의 닭을 노리는 듯 했습니다.
닭들이 놀라서 꼬고댁 거리며 법석을 떨곤 했으니까요.
허나 닭장에 가두어 둔 닭을 잡아갈 수는 없었지요.
엊그제는 집사람이 "닭을 한 마리 줄까?" 하더군요.
그래도 차마 닭을 한 마리 주지는 못했습니다.
헌데 오늘 집 앞산을 헤매다가 생명을 다 한 매를 발견했습니다.
하늘을 유유히 멋지게 날아다니던 매
그토록 용맹스럽고 날렵하고 멋지게 날던 늠름한 모습을 접고
이제는 추위와 굶주림에 얼어죽고 말았네요.
이리 허망하게 생을 마칠줄 미쳐 짐작도 못했습니다.
어쩐지 마음이 아리고 눈시울이 젖습니다.
차라리 닭을 한 마리 주었더라면 생명을 건질 수 있었을까요?
허긴 한 생명을 살리자니 또 한 생명이 희생되긴 합니다만
마음이 영 언짢고 우울해지려 합니다.

댓글목록

박대철님의 댓글

박대철 작성일

  문득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의 한 귀절이 생각나게 하는 아픈 모습이군요.

한미순님의 댓글

한미순 작성일

  눈시울이 뜨거워지는.......ㅠㅠ 먹을거리가  그리 없다는 이야기네요?

신흥균님의 댓글

신흥균 작성일

  불쌍혀서 우쨀까나....모든 생명은 참으로 귀중한 것인디....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금시조 생각이 났는데.... 배고파 그런것일까요 아니면 오래 살다간 것은 아닐까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글쎄요.죽은 원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어 그냥 추위에 굶주려 죽은 것으로 추측할 뿐입니다.늙어서 수명을 다했다는 생각은 못했고 혹시 매도 약물 중독으로 죽는 수도 있는지 생각해봤습니다.근처에서 약물로 죽은 동물은 쥐 외에는 본 일은 없습니다.너무 안쓰러워 박제하는 곳을 알아보려니 집사람이 죽은 원인도 정확히 모르지 않느냐며 반대하네요.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안타깝습니다. 오늘 신문에 보니 옛날에 그렇게 많든 솔개가 전국쥐잡기행사 때문에 거의 멸종되었다고 하더군요.

김호규님의 댓글

김호규 작성일

  영원한 생명은 없나 봅니다. 참으로 마음이 째~ㄴ 해지는 모습입니다. ㅠㅠ

이향숙님의 댓글

이향숙 작성일

  요즘은 보기도 힘든 매 인데.....죽음이 마음 짠~하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