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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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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경순 댓글 6건 조회 1,675회 작성일 06-10-05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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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밥을 빨리 먹는 편이긴 하지만
많이 먹는 편도 아닌데
게다가 활동량도 적은 편이 아닌데
이리 좀 오동통통을 못 벗어나는 걸 보면
분명 맥주탓입니다.

몇 시간 전
계룡산 밀목재를 넘어오는데
작은 언니로부터 핸폰이 울립니다.

울언니....."어디니?"
나..........."응,밀목재 넘어왔어."

울언니........"맥주 마실래?"
나..........."(흥분을 감추며)알았어,그렇잖아도 집에 가서 캔맥주 마실려고 했지.
아이들 내려주고 갈께"

이래서 맥주 댓병 한 병 반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돌아온 조금 전
딸앤 잠이 들었고
그 사이에 피파게임하던 아들놈이
후닥닥 제 방으로 들어가 방금 잠이 들었네요.

녀석이 어젯밤
보문산 아래에 사는
엄마친구네면서 제 친구인 대산네서 하룻밤을 잔 뒤
오늘 오후엔 둔산동에 있는 학원엘 가서

딸애랑 둘이
금강을끼고 걷는 숲길을 다녀왔습니다.

왼쪽으론 대청호에서
근육질을 과시하며 내려오는 금강을 끼고

왕버들,아카시,은사시,굴참,상수리,굴피나무들이
떼거리로 모여 숲을 이룬 그 숲은
걷기에 어찌나 편안한지
등줄기에 살포시 스미는 땀기운만 있을뿐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도토리가 많아서인지
어치떼가 보이고.
핑핑 박새떼들도 수다들이 한창이고
풀숲에서 갑자기 날아오르는
흰뺨검둥오리떼에  기절 할 뻔 했어요.

"엄마,뱀을 만났으면 좋겠어요."하는
딸애의 바람을 아는지
초록색깔이 예쁜 뱀 한마리가 길게 꼬리를 감추며 사라지는
즐거움도 보았지요.
(그 숲을 우리 야개연 회원님들께 바칩니다.이런 선물 못 받아보였죠? ㅎㅎ)

11시에 학원으로 데릴러 와 달라는 큰아이때문에
대청호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현암정에 올라
딸애랑 컵라면으로 저녁을 떼우고
가지고 간 차 한병을 다 마시고 돌아와

자정까지 여는 서점에서
전영우 교수 최신작을 통채로 다 읽었더니
그런대로 오늘 하루 잘 보냈다는 기분이 드는군요.

앗,취한것같지 않은데...횡설수설

그나저나 해피추석하세요.

길게 써볼려니
졸립고 오줌이 마려워서..ㅎㅎ


댓글목록

김장복님의 댓글

김장복 작성일

  읽다가 놀랬네요, 지금시각이 9시도 안되었는데 늦은 밤이라서.
그러고 보니 어제 글을 이제야 읽었습니다.
좋은 글 덕분에 맥주 한잔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좋은 시간 보내셨나 봅니다.

송정섭님의 댓글

송정섭 작성일

  글속에서 자연을 담는 내공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하루를 잘 보내셨군요.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고 싶네요.

한미순님의 댓글

한미순 작성일

  대전 근교신가봅니다 친정이 대전이라 ..눈에 화악 ~띄네요  대청호길정취가 눈에 들어오는듯 하네요 잘 읽었답니다^^

김익중님의 댓글

김익중 작성일

  맞아요 둔산동이면 대전에 있는 곳이 맞습니다. ㅋ

김종건님의 댓글

김종건 작성일

  고바용 저효율의 학원에서 아이들을 해방시킬 때는 언제일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