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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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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이재 댓글 9건 조회 1,581회 작성일 07-02-2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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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년 휴가 나온 아들이랑 함께 극장엘 갔음죠. 둘이 저녁 먹고, 영화보고... 올 때마다 엄마에게 시간 내 주는 아들이 이쁘고 고맙고... 2시간 넘게 상영하는 영화인지라 9시껄 봤더니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간에 잠도 휙 달아나고, 이궁. 무료라서 어쩔 수 없이 후진? 극장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나 좋은 점 하나, 텅 빈 공간, 더불어 조용한 관람...여차저차 이젠 너무 좋아합니다. ㅋㅋ~ 뭐 개인적으론 일단 흥미로웠는데 끝나고 화장실에서 몇몇이 나눈 대화를 살짝 엿들었는데요. 우리 아들 또래 딸을 둔 엄마들 둘이서 오간 이야기를 간추리자면, "무슨 그런 영화가 다 있냐? 더티하고 추잡스럽고, 잔인하고!!" "게다가 스토리가 너무 지루해. 변화가 없어. 내가 젤 싫어하는 영화야!!" 불만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아마 딸아이가 보자고 우겨서 함께 온 듯하더군요. 대부분은 영화 보기 전에 짧은 정보라도 듣거나, 예고프로를 보는 게 일반적인 습관이긴 하지만, 때로는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무조건 보기도 하고, 또 오늘처럼 아들이랑 갈 땐, 그냥 아들 보고 싶은 것이라든지 아님, 찾아간 극장(무료티켓용)에서 둘이 뜻 맞춰 적당한 걸 골라 봅니다. 일하다가 급작히 내가 먼저 영화보자 제안한 거라서 모든 걸 아들에게 맡겼던 터라 그로부터 얻어들은 몇 가지 정보로는, '아포칼립토'는 멜깁슨이 감독한 작품인데 제작에도 참여했고, 마야 문명의 전성시대에 전사들의 이야기라는... 아무튼, 영화 보는 내내 떠올랐던 것은 그간, 영화를 보거나 책에서 읽었던 비록 미미하지만 그들의 이름과, 생활들이 인디언 부족들과 참 많이 닮았다는 것입니다. 표범 발, 부싯돌 하늘, 중간 눈, 큰 늑대 등은 이 영화에서 나오는 이름들이지요. 참고로 저는 인디언들의 생활상과 자연에서 따온 그들의 이름을 좋아합니다. 다시 말머리를 돌리자면, 평화롭게 살아가는 부족 마을을 '홀 캐인' 전사들이 침략을 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인자한 덕으로 마을을 대표하던 '부싯돌 하늘'은 그의 아들 '표범 발'이 보는 앞에서 살해당하나, 치밀어오르는 분노속에 맥없이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아들... '표범 발'이 '죽을 뻔'한 이름으로 홀 캐인 전사들에게 불리워지면서, 마을의 평화는 무참히 깨지고 아녀자들의 처참한 죽음만이 침묵속에 잠긴 정글을 뒤로 하고, 살아남은 '표범 발'과 부족민들은 '홀 캐인' 전사들의 왕국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도중에도 '표범 발'은 몇 번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면서 끝없는 추격과 사투는 계속이어집니다. 가족愛와 휴머니즘이 엿보이는 가운데 어머니의 강인함도 덤으로 느껴볼 수 있었는데요, 깊은 우물속에 던져진(=숨겨둔) '표범 발'의 만삭인 아내와 아들, 그들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 지... 음...일단,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글쎄요? 극히 사견임을 감안하고 심심하시면 보셔요. 추천합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또 하나 들었던 생각은,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 어쨌거나 리얼리티한 장면들과 낯선(모르는?)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단 한 마디의 영어가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 그 때문인지 실제 그런 세상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긴 했지요. 너무 몰입했나?? ㅎㅎ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기 싫어 끄적여 본 중얼거림. ** ㅎㅎ~ 글 쓰는 걸 지켜보던 아들이 한 마디 합니다. "엄마! 인터넷에 검색하면 모든 정보 다 나와요. 더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가 있는데 밤새 컴퓨터 붙잡고 계실래요? 그냥 넘겨주시지!!" 띠오~~옹!! @#$%^&$^&* 깊은 밤, 모든 님들 평온을 빌며 이만 물러갑니다. 더욱 밝고 환한 새 날이 될, 내일을 기다리며...

댓글목록

이상민님의 댓글

이상민 작성일

  휴가나와서 어머니랑 영화보는 아들.. 이자체가 요즘은 영화 같아 음악과 더불어 보기 좋네요..^^, 그영화 보진 못했지만(결혼 이후엔 바로 애가 나와서 영화관 간적이 없네요.), 멜깁슨이 '늑대의 후예' 란 영화 이후에 거기에 만히 감명 받았나 봅니다.. 중간에 다른 영화도 있었지만... 그러고 보면, 일설엔 아메리카 인디언은 우리와 같은 혈통이라죠.. 왠지 끌리는 마음이 저한테도 오네요...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기회되면 볼께요

한미순님의 댓글

한미순 작성일

  ㅎㅎ  아들과의 컴싸움 누가 이기셨을까요?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봅니다

임영희님의 댓글

임영희 작성일

  휴가 나온 아드님과의 멋진 데이트였군요.^^*^^

이향숙님의 댓글

이향숙 작성일

  울아들 휴가 나오면 집에서의 시간 거의 없고 친구녀석들하고 밖에서만~~오죽하면 바람같은 녀석이라 서운한 맘 다잡는데~참 착한 아들 두셨네요~~

임영희님의 댓글

임영희 작성일

  향숙님, 이재님, 미순님모두가 저렇게 큰 듬듬한 아들이 있었군요.^^*^^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영화 이야기 한답시고 시작한 글이 아들 자랑이 되어버렸네요? 아니라고 도리질하기 싫은...ㅎㅎ~ 일하는 부모를 둔 탓에 함께 할 시간이 많질 않은게 사실입니다. 이번엔 설날이 끼어 있어 가족들과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 그렇지 않을 때라도 휴가가 며칠이 됐든, 하루(휴일)쯤은 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하지요. 입대 전에 아이들과 영화를 봤는데 그게 지딴엔 좋았던가 봅니다. 사실은 내가 더 좋았는데...ㅋㅋ~ 입대 후, 편지를 주고받다 보니 무언의 약속처럼 그렇게 되어 지네요. 향숙님...! 그냥 말로 하기엔 쑥쓰러운 일? 등을 편지에 적어서 보내 보세요. 안부 정도에만 엄마로써의 염녀나 사랑을 담고, 중간중간에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길 하다보면 자연스레 속내까지도 서로 헤아리게 되어지더라구요. 임 박사님은 아직...?? 우린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더 짧은 사람들이랍니다. 너무 부러워마요...ㅎㅎ~

장은숙님의 댓글

장은숙 작성일

  보고 싶었는데 좀 잔인할 걸 ~ 하는 누구의 정보에 포기하고 말아버린 아쉬운 영화에요.

박희진님의 댓글

박희진 작성일

  전 정말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벌써 들어갔더라구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