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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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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남윤 댓글 4건 조회 1,221회 작성일 03-06-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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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가 구적구적 이틀째 내리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학교옆 산림개발연구원 야촌나무 밑에서 자란 어린 나무들을 포트에 옮겨 심어 춘천우리꽃 회원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고 싶어 회장(김예태)님께 전화를 했더니 마침 초로원(회장님의 농장: 꽃지도 2330번에 사진올림)에 나와 있다합니다.  모종들을 싣고 초로원에 나가 보니 회장님만 있고 늘 곁에 있던 곰곰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곰곰이는 작년가을 국야님 농장에서 우리집 순돌이와 함께 분양받아온 변견의 이름입니다.
키가 작달막하고 농촌스럽게 생겼지만 주인을 잘 따르고 농장안의 화초를 망가뜨리지 않고 혼자 잘 지키던 녀석인데 ...
"곰곰이가 보이지 않네요?"
" 없어진지 벌써 여러날 되었습니다."
회장님 말씀인즉 며칠전 녀석이 줄을 풀고 어딘가 가출을 하였다가 사나흘만에 흙범벅이 되어 돌아왔답니다. 집으로 데려가 가족들과 함께 목욕을 시키고 농장에 갔다 놓았는데 어느날 목줄이 풀어진채 사라진것을 알았습니다. 며칠 지나면 돌아올 줄 알았는데 벌써 여러날 여러주가 지나도 오지 않고 있다합니다.
" 집에만 가면 아이들이 아빠, 곰곰이 왔어?" 하곤 다그쳐  묻곤하는데 처음에는 " 안왔더라"하다가 
며칠전에는 " 이놈들아 ! 곰곰인 내가 너희들 보다 더 보고싶다. 비닐 하우스에서 알콩살콩 정을 붙이며 살던 놈인데....."
"집 식구들에게 화를 냈지요. 그러니 집나간 자녀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심정이 여북하겠습니까?
지금도 행여 오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매일 농장에 나와 보지만...."
순간적으로 목이메여 돌아서는 곰곰이 아빠의 더부룩한 백발이  찡하고 코 끝에 와 닿습니다.
오늘 참으로 괜한 소리를 하였습니다.
사람이건 개건  도대체 정이란게 무엇인지....

댓글목록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

  김예태 회장님 심정은 누구보다 제가 잘 압니다. 저도 8년간 정들여 키웠던 '다롱이(미니핀 종류)'를 잃어버려 네식구가 전단지까지 돌리고 벽보 붙이는등 여러날을 찾아 헤멘 아픈 기억이 있거든요.김남윤님 말씀대로 정은 동물도 마찬가지 더라구요. 그 뒤론 누가 분양해 준다고 해도 그때의 아픔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아서 거절 하곤 한답니다. 김예태 회장님께 위로의 안부나 전해주세요.~^^*

남궁옥님의 댓글

남궁옥 작성일

  그맘 제가 잘알지요. 저는 개를 좋아하는편은 아닌데도 엄마가 키우던 개를 사정상 제가 데리고 있었던적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놈의 변견이 어찌나 깔끔을 떠는지 집에선 오줌보가 터질지경이 되어도 소변을 안보고  데리고 나갈때까지 기다린답니다. 발에 물묻는것도 싫어해서 암튼 청소할 필요가 없으니 돈주고 산 말티즈보다 더 사랑할수밖에요. 헌데 이놈이 어느날 나가서 감감이였지요. 때도 이맘때고 엄마한테 말도 못하고 가끔 불쌍해서 속만 끌였는데  한달도 더 지나서 목에 비닐끈이 메인채로 돌아왔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울기까지 했다니까요. 엄마한텐 그제서야 말했고요..좋은소식있기를 빕니다.

홍은화님의 댓글

홍은화 작성일

  빈자리가 허전하시겠네요. 그런데 그녀석이 스스로 줄을 풀고 나갔다면, 뭔 이유가 있겠지요. 걱정하지마세요~ ^^*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저도 그전에 약국을 운영할 때 개를 키우다가 너무 힘이 들어서 동네분한테 주었는데... 얼마 지난 후 밤마다 약국앞에 와서는 우두커니 서서있곤 하는거예요. 말려도 말려도 안되어서 주인이 다시 돌려주더라구여.... 해서 아주 먼 곳에 사는 분한테 주었거든요. 지금도 그 개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찌~~ㅇ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