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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못한 편지/사진/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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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이재 댓글 6건 조회 1,471회 작성일 07-04-2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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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미꽃...무덤가에 다시 꽃으로 피다./사진/우정호
  • 당신을 마지막으로 본 게 오늘로 꼭 20년이 되었습니다. 속인이라 그런가요? 내 눈으로 보고, 내 손으로 만지고, 품에 안겨 당신의 체온을 느껴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현실에 가끔은 저려오는 오목가슴께의 아픔을 참고 견뎌야만 합니다. 기억관에 저장했다가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고 싶지만, 그것조차도 용이하지 않을 때가 많았지요. 헌데 요즘들어 부쩍 당신이 그리워 힘이듭니다. 잘 참았다가도 불쑥 보고픔이 솟구치면 제어장치가 파업했는지 자제하려는 마음과는 달리 제동도 안 되고, 여러 생각들로 더욱 번잡스러움마져 자리를 잡네요. 당신은 잘 계신가요? 차마...모두를 두고 떠날 수 없었던 당신의 울부짖음을 하늘이 알았는지, 그날은 몹시도 거친 비바람이 몰아쳤었지요. 저수지 둑을 건너야만 당신이 잠들 수 있는데 드세게 부는 바람 때문에 색색의 꽃고깔조차 거부했던 당신은 가벼이...길 떠나기를 원하셔서 그랬을 거라고 당신의 남겨진 반쪽님이 토닥여 주시데요. 그렇게 떠나버린 당신...잘 계신지요? 한 달쯤 후면 당신 아들이 장가를 갑니다. 칠순이 넘은 아빠에게 생전에 가장 큰 기쁨이며 보람?이 될 행복한 아들의 결혼식! 정작 모든 것을 함께 나눠야할 당신은 자리에 없네요. 그곳에서 너무 오래 기다리셨지요? 남은 가족들 중 유일하게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했던 당시의 고 3 학생의 신분이었던 아들. 평소의 만남을 한 달에 한 번 가졌는데 감기로 일시 입원하신 지 일주일도 안 돼 설마 그렇게 가시리라곤 누구도 생각지 못했었고, 병원에 계시단 말에 주말을 기다리며 하룻밤만 자면 당신을 볼 수 있다는 기쁨에 잠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데, 새벽을 찢는 전화소리에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더라고... 얼마전에 새 식구가 될 예비올케를 만난 자리에서 동생임에도 평소에 언니 같은 아우가 그러데요. 엄마랑 20년 그 후로 또 20년...산 세월이 그리 되었다고... 늦장가를 가는 아들에게 당신이 축복을 내려주세요. 이제서야 며느리를 보시게 되는 아빠에게도 고생했다고...꿈에라도 나타나 선몽이라도 해 주세요. 살아있는 한은 당신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이 당신에 대한 예우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예전의 너그러우심으로 용서해 주세요. 잘 계시리란 믿음으로 평안을 기도합니다. 어디에 계시든, 한 때 우리의 참 인연에 감사와 사랑을 보내면서 어수선한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오늘은...

댓글목록

장은숙님의 댓글

장은숙 작성일

  정호님.... 좋은 소식있으신가봐요? 본인의 소식이지요? 축하드려요. 일단 반드시 소식 주셔야 함다.

이정숙님의 댓글

이정숙 작성일

  가슴이 찡~ 아려옵니다.. 또한 이제 혼자아닌 둘이된다니 축하드려요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요즘에 축하소식이 많네요 축하드려요 장은숙님 저 아니랍니다 히~~

한미순님의 댓글

한미순 작성일

  에거 ~!정호님 국수 얻어먹나?하고 기대했는데 아닌거봐유?ㅎㅎㅎ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헉~! 정호님 얘기처럼 들렸나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서툰 글이 그런 오해를...히히~ 우리집 이야기입니다. 말도 없이 정호님 사진을 빌려서 올렸네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때로는 생각이야 나겠지마안~~!! 사람은 누구의 가슴에나 엄마가 깊이 새겨져 있지요.저는 45년여 전 고3에 아버지를 비명에 여의어 운명도 지키지 못하고 인생의 진로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아픔까지 더하여 지금까지 눈물겨운 사부곡을 부르고 있습니다.다행히 9순을 바라보는 어머님은 아직도 건강히 계셔주셔서 그나마 다행이지요.가슴안에는 늘 가슴저리는 일이 담겨있어도 먼 산 바라보며 무심한척 해보지만 허허로운 가슴이야 어찌하겠나요.
삶은 그리움의 연속이요,그리움조차도 어쩌지 못하는 아픔도 감내하면서 현실과 타협해가며 되도록 웃으며 살아가는 게 가는 날까지의 여정이 아닐런지요.가요무대에선 주현미가 또 가신 어머님을 그리는 노래로 가슴을 아리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