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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가을볕만 애꿎은 타박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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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명자 댓글 3건 조회 2,358회 작성일 07-10-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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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의 긴 연휴
기웃한 햇살과 음나무 이파리는
자꾸만 밖으로 나가자고
유혹을 한다.

마지막 귀성 차량의 종종거리는 꼬리를 물고
둥글레님의 메세지를 핑계삼아 **으로 향하다.

길 옆 절개지에는 민둥체꽃 보라색 꽃잎에
가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아직도 다하지 못한 미련이 있는지
병아리풀이 앉은뱅이 걸음으로 햇살을 잡고 있다.

뭐가 그리 급해서 이 길옆에서
근심을 해결했을까 으아했더니
돌마타리가 퀴퀴한 냄새의 주인공이었다.

둥근오리방풀인지, 방아풀인지 한참 실갱이를 하다가
숙제로 남겨 놓고 어*천으로 향한다.

심심한 민둥체꽃은 길동무하자고 계속 따라 오는데,
고개 마루에 쑥방망이 길다란 혀꽃을 흔들며 길손을 반긴다.
이미 한창 때는 지나 시들고 있다.

면 소재지를 지나 고개를 오르다 보니
절개지 바위 벼랑에 하얗게 붙어 있는 물매화
진주알 하나씩 품고 있다.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북편이라 비탈이라 습기도 적절했을테고
오후 해가 들어 주었으니 햇살도 넉넉했을테니

주변을 뒤지는데 수술 꽃밥에 빨갛게 립스틱을 바르고 있는 녀석들이 보인다.
둥글레님한테 손짓을 하니 뜻밖이라면서 좋아라 하신다.

도로 옆 노지에 자주쓴풀도 보이는데 아직 꽃은 빠른 거 같다.
쌍용. 무언가 있을 듯 하여 주변을 둘러 보았지만

무심한 가을볕만 애꿎은 타박 듣는다

댓글목록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무심한 가을볕이 애꿎게 타박들을 일도 없건만 어찌 이리 해보기가 어려운지요.근처를 한 바퀴 돌다가 물매화가 반가와 담았는데 곁에 산국과 흰투구가 곱기도 해 담았더니 빛이 모자라 모두 흐려 맑은날 다시 가려니 당초 해를 볼 수가 없어 갈날이 없네요.그래도 체꽃에 병아리가 종종대는 모습을 만났으니 너무 타박하지 마시지요.둥글레님은 바로 자유게시판에 멋진 작품을 계속 올려주시는 그 분이신 듯 하군요.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와~ 무심한 가을볕이 진정으로 그립고 그의 타박소리는 설레임으로 속삭이는 느낌일듯!!!

전경녕님의 댓글

전경녕 작성일

  햇살 따가운 가을날의 잔상은 어릴적의 그리움으로 묻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