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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이재 댓글 9건 조회 2,198회 작성일 07-11-19 20:44본문
그해 4월, 녀석이 입소하던 날엔 벚꽃이 활짝피어 어찌나 곱던지...
잔잔한 바람결에 날리는 꽃비를 온몸으로 맞던 큰 아이가 환하게 웃으며 하는 말,
"꼭 봄소풍 온 것 같다."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역시나 오늘도 여유만만.
반면 아우는 빡빡 깍은 머리를 모자로 꾹꾹 눌러쓰곤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긴장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형은 기념삼아 사진을 찍자고 뎀비는데 달랑 한 장 찍곤 홱 돌아서 버립니다.
내리사랑일까요?
유별나게 약한 몸이 에미 마음엔 자꾸 가시로 남습니다.
4월, 서로에게 뒤질세라 꽃이파리 톡톡 터트리며 입소대를 가득 메웠던 벚나무는
이미 헐벗은 지 오래,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앙상한 가지만 남았고,
바람마져 살갗을 파고들며 속내까지 잔뜩 움츠리게 만든 11월의 첫 추위.
마른자리 갈아 누워가며 보살핌만 받던 아들,
처음으로 에미 품 떠나 홀로서기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첫날밤을 지내고 있겠지요.
걱정했던 것보다 담담히 떠나는 아들의 뒷 모습에 대고,
'잘 다녀오라고...' 간단한 당부만 남겼습니다.
동네 어르신들께서 늘상 하시던 말씀,
"딸 없는 니, 불쌍해서 어쩌냐?" -_-;;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
무엇을 하느라 바쁜지 도통 덧글 하나 달지 못하고 세월만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와서 글 읽기도 바쁘다는 핑곌 또 댑니다.(정말 구실이지요? 글까지 올리면서.)
그래도 이렇게 씩씩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자주 뵐 수 있도록 애써보겠음을 약속 드리면서 안부 여쭙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에 모다들 건강 잘 챙기고 계시온 지.
댓글목록
이한윤님의 댓글
이한윤 작성일듬직하시겠습니다.^^ 헌데 추운 때 입소를 해서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그만큼 더욱 늠름해지겠지요....
이태규님의 댓글
이태규 작성일듬직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머지않아 의무를 다하고 돌아오는날 기쁨보다 더한 기쁨으로 만나 시겠죠..
이금선님의 댓글
이금선 작성일글 읽으며 저도 지난 생각이 떠오르네요 이이재님 마음이 헤아려집니다 아드님도 복무하는동안 건강히 잘 지내길 바랍니다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맏이와 둘째는 그렇게 다른가 봐요. 저는 아들 딸이 하나씩인데도 그리 잔정을 못 줬습니다. 저희들 말로는 방목을 했다고 하더군요. 칭찬 같기도 하고 핀잔 같기도 하답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제 앞길들 열고 가는 걸 보면 늘 기특하지요. 아드님도 군복무 씩씩하게 잘 마치고 올 겁니다.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많이 행복하세요. 마음껏 사랑하시구요... ^)^ 더불어 따스해집니다. 감사함다.
주경숙님의 댓글
주경숙 작성일의젓한 아드님들 두셨네요.. 군복무하는동안 지금보다 훨씬 건강한 모습으로 마음 따뜻하고 넉넉한 아들로 돌아와 환하게 웃는 날 금방 오겠지요... 건강하세요
남명자님의 댓글
남명자 작성일두 아드님 두신 이이재님 든든하시겠습니다. 그래도 딸 아이 마음 씀씀이는 아들과 달라 엄마의 친구가 되어 줄ㄹ텐데요...아쉽네요. 늦둥이 딸 하나 얻어 보심이..ㅎㅎ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어? 내 꼬랑지 우데로 갔노?!! 가슴이야 시리겠지만 그래도 대견하지요? 딸이 하나 있어 여시해주면 더 좋을낀데...저는 딸 둘에 아들 하난데 아들녀석은 착하고 듬직하긴 하고 제 딴엔 한다고 하는데 도통 말수가 별로네요.딸래미들은 지 에미하고 친군지 모녀간인지 잘 분별을 못하겠어요.옷도 신발도 서로 함께 쓰고 쇼핑을 가면 신이 나더군요.샘나지유? 허 ㅎㅎ.....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따뜻한 위로와 격려, 고맙고 감사합니다. 나름대로 적응하느라 고된 날을 보내고 있겠지요. 몸도 마음도 훌쩍 크는 시간이 되길 빌어보는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