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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다시 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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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한윤 댓글 2건 조회 2,038회 작성일 10-01-1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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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다시 방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현기영님의 단편 소설 "순이삼촌"을 읽고 가기를 권하고 싶다.
화산섬과 귤, 한라산에 가려져 일반인들에겐 제주도와 연관시켜지지 않은 4.3사건을 최초로 다룬 작품이기 때문이다.
"순이삼촌"은 1978년 발표된 작품으로 30년 동안 묻혀있던 제주 4.3사태를 공론화한 소설로서
북제주군 조천면 북촌국민학교에서 무장대의 습격으로 군인 2명이 숨진 사건을 보복하기 위해
500 여 명의 민간인을 운동장에 모아놓고 총살을 자행한 끔찍한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경찰과 시청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1948년 4월 3일 단독선거․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무장한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집단학살(Genocide)의 사례로 꼽히는 사건.
그 비극적인 기간이 7년 7개월이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웠던 사실은 그렇게 큰 민중역사를 50년이나 쉬쉬 묻어두었다가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1997년에야 비로서
4.3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다는 사실이었다.

무장대나 무장대의 가족으로 오인받거나
토벌대의 분풀이식 진압과정에서
북촌리일대와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근처의 섣알오름 양민 학살터는
제주도의 숨겨진 역사이며 또 다른 모습이다.

그들은 서슬퍼런 군부독재시절인 70-80년대 뿐 아니라
평화적인 정권이양시기인 90년 중반 까지도 4.3사건을 드러내지도 못하는
서러운 역사로 간직하고만 있었다.

제주도에 유독 많은 용암동굴(만장굴 포함)은
무장대와 무장대로 오인받아 숨어다니던 민간인들의 은신처로 이용되었다니
아직도 발견되지 못하고 매장된 어느 지하에
구천을 헤매는 영혼이 있지는 않을 지......
제주공항에 도착하면
그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 한 번 올리는 것으로 제주관광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4.3을 대표하는 사진 여러 장을 올리고 싶지만
제한된 장 수 때문에 대표사진 두 장만 올렸습니다.>

댓글목록

이상민님의 댓글

이상민 작성일

  예전 민중가요 "잠들지 않는 남도"가 생각나네요.....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모진 땅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한 줄기 새볔햇살에 꽃~잎~ 시~들어도  살오르는~ 세월에 그향기 더욱 진하리.... 아 탐욕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가사가 가물가물하네요.^^

김익종님의 댓글

김익종 작성일

  제주도가 돌, 바람, 여자가 많은 삼다도라고 하죠. 여자가 많다고 하는 이유는 제주 여자가 생활력이 강하여 그렇다는 설도 있지만 사실은 4.3때 많은 남자들이 희생되어 상대적으로 여자가 많아져서 그렇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삼다도라는 말을 낭만적으로만 들어 넘길 수 없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