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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참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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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영아 댓글 4건 조회 2,054회 작성일 03-08-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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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참꽃

식물을 공부하면서 매년 수없이 많은 장소에서 수없이 많은 식물들을 만나며 살고 있지만, 가슴에 남아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식물과 그 식물들이 어우러진 풍광들이 있는데 좀참꽃을 처음 보았던 곳도 그렇다. 언제나 식물도감에서 글자와 그림으로만 보다가 우리 민족의 영산이라고 하는 백두산에 처음 갔을 때가 첫 만남이었다. 지금이야 백두산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십 여 년 전만 해도 한 번 가는 길이 그리 멀고도 험했는데, 그 길고 어려운 여정의 끝에서 만난 좀참꽃 붉은 군락은 참으로 감격스러운 모습이었다.

구름을 이고 천지를 배경 삼은 높은 산에서, 연중 이는 바람의 힘 때문에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그 키를 한 뼘 이상 키우지 못하고 마치 붉은 꽃무늬를 하고 있는 초록빛 양탄자처럼 자라고 있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그 어떤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좀참꽃은 진달래과에 속하는 키작은 나무이다. 얼마나 작으냐 하면 아무리 키가 커도 10cm를 넘기기 어렵다. 그래도 나무는 분명 나무이다. 이리저리 굽어가며 빽빽하게 발달한 좀참꽃의 줄기를 보면 키는 작아도 얼마나 오랜 세월 바람과 추위에 견디면 살아왔나를 절로 느끼게 된다. 보통 2000m가 넘는 고산 초원지대에서 산다. 우리나라에서는 함경도 높은 산에만 분포하고 우리는 백두산에나 가야 만날 수 있다. 이 산에 가도 수목한계선을 훨씬 넘는 초원지대에 살고 있으니 키를 풀처럼 낮추지 않고는 바람과 저항하며 살아갈 방법이 없을 터이다. 이웃하는 중국의 동북부나 러시아 캄챠카 등지에도 자란다.

잎은 위가 넓은 달걀형인데 모여 난 듯 보이고 길이는 5~8cm 정도로 가장자리에 털이 많다. 꽃은 새로난 가지 끝에서 하나씩 달린다. 진달래 빛깔과 같은 꽃색을 하고, 모양은 좀더 귀엽고, 지름은 2cm 정도로 조금 작다. 꽃의 모양도 통꽃이나 5갈래로 넓게 벌어지고 10개의 수술과 이보다 짧은 암술 등 모든 구조는 진달래와 비슷하다. 꽃이 피는 시기는 자생지에서는 6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7월이 가도록 볼 수 있다. 하긴 이곳에서는 봄이 너무 늦게 찾아와 웬만한 식물들은 이때 꽃이 피긴 한다. 더러 연한 분홍색의 꽃들을 피워 조화를 이루기도 하는데 이를 특별히 분홍좀참꽃이라고 한다.

너무 예뻐서 키우고 싶지만 쉽지는 않다. 대부분의 고산성 식물들이 그러하듯이 여름철 고온을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요즈음 유행하는 암석원(rock garden)에 이렇게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작은 꽃나무를 빼놓을 수는 없는 일. 지온을 낮추는 일이 아주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마당 한 켠에 땅을 깊이 파서 물이 흐르도록 하고 그 위로 물빠짐이 아주 잘되는 마사를 조금 높게 쌓아 심으면 신기하리만치 잘 적응한다.

그리고 많은 백두산 식물들이 그렇듯이 뿌리도 깊고 이식력이 약하여 함부로 뿌리째 옮겨올 생각을 하면 그 자체도 잘못일뿐더러 가져와도 죽는다. 따라서 번거롭지만 종자로 번식하며 낮은 곳에서 적응하며 살도록 키우는 것이 좋다.


( 이유미, 국립수목원 식물보존과 )

댓글목록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사진링크를 잘못된듯합니다. 수정해주시면 좋을듯합니다.

조영아님의 댓글

조영아 작성일

  이제 잘 보이시는지요? 사진자료는 <생물학 연구정보센터>와 <a href=http://at.co.kr target=_blank>http://at.co.kr</a> 에서 옮겼습니다. 참고하시라구요.. ^^:;

조경님의 댓글

조경 작성일

  귀한 꽃사진과 설명, 잘 봤습니다.

박종임님의 댓글

박종임 작성일

  앙징맞고 귀엽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