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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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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영 댓글 6건 조회 1,741회 작성일 03-09-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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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신고 뒤로 꼬리만 흔들다가 여러 꽃님들께서 한가위 인사를 올리니 지도 한가위 인사로 '고도원의 아침편지' 한 편 띄웁니다.

  --고향에 가고 싶다--

"고향에 가고 싶다.큰댁 뒷동산에 있던 용틀임 하던 소나무는 죽은지 오래다.

내가 자라던 집은 흔적조차 없다.동구 밖 느티나무 아래에서 스무 걸음 떨어진 개울에는 물도 말라 버

렸다. 거기서 빨래하던 아낙들은 어쩌면 이제는 모두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게 되었을 듯 하다.

그런데 가고 싶다.그래,고향에 가면,고향으로 돌아가면,나는 비로소 나를 사랑하리라.

나는 나를 토닥거리고 싶다.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피곤한 마음도 상처난 몸도 쉬게 하고 아프지 않

게 하리라."

                                        --정진홍의'마당에는 때로 은빛 꽃이 핀다' 중에서--


*고향 !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입니다.뒷동산 소나무도 죽었고,느티나무 아래 개울물도 말랐지만 고향

은 아직도 우리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풍성한 그늘로 안아주던 동구 밖 느티나무는 우리 마음의 고향 속에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상처난 마음도,지친 몸도 쉬게 했던 고향의 따뜻한 품이 그립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전문--


**저는 유독 소나무와 느티나무에 집착일 정도의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제 짝지는 병적이라는 표현까지 씁니다.제 고향에는 마을 드는목에 나이도 모르지만 몇 백년은 조히 넘을 느티나무가 지금도 꿋꿋이 마을을 지키고 서있고 시내 따라 여러 그루가 어우러져 있지요.뒷산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늙어가고 있었는데 6.25 후에 모두 버혀지고 말았지요 소위 삼판이라는 걸 해서 지엠씨가 모두 실어 갔습니다.그런 탓에 소나무와 느티나무에 그리도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하여 다들 아시는 정지용 님의 향수를 글로 띄우오니 어느 분이 음악을 곁들여 주시면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鄕  愁--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回)돌아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헤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傳說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댓글목록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길영님~~~ 충주 우리땅에도 군에서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있는데... 어제는 충주에서 오백년 이상된 느티나무를 보고왔답니다. 흠흠~~~ 즐거운 추석이셨겠지요?

김은주님의 댓글

김은주 작성일

  길영님 고향에는 누가있을까요. 아니 누구를 두고 오셨나요. 제 고향에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양섭님,은주님 추석 잘 쇠셨지요? 제 고향엔 마음만 남겨두고 왔고 조상님들이 지하에 계십니다.고향 느티나무는 어른의 세 아름은 넘는 큰 느티나무와 그 정도 햇수가 된 느티나무가 여러 그루 시내따라 서고 누워 있어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러 온 분들도 있었지요.이젠 성묘때나 들르는 마음의 고향이요,순이도 사랑스런 누이도 모두 떠나고 논밭만이 남아있지요.

김은주님의 댓글

김은주 작성일

  으잉? 앞집 순이로 인하여 일어나는 불상사는 책임못짐.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길영님~~ 추석연휴는 즐겁게 보내셨지요? 앞집 순이라... 그렇다면... 뒷집 길영님은 ㅎㅎㅎ 진주에서 천리를 훌쩍 날라서 서울로.....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ㅎㅎㅎ...강물은 흘러가는 것...사랑도 흐른다...과거는 흘러갔다지만 과거가 우리의 추억과 회상으로 남지요.뒷집 순이야 까만 옛날이고 누렁이 황소가 움메~하는 느티나무만 아련합니다.1년에 두번 정도밖에 못가거든요.지는 직업은 봉이 김선달 할아버지 후손입니다만 몸은 방랑 김삿갓 할아버지 후손입니다.전국을 상당히 돌아다닌 장똘뱅이지요.아직도 못가서 한이 서린 곳이 많지만 다닌 곳도 제법 많답니다.구루마를 저 혼자 모는데 1년에 25000키로 이상 굴렸더라구요.10여년 이상을...그러니 뒷집 순이가 그냥 기다려주겠나이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