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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란감상.....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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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경해 댓글 4건 조회 1,804회 작성일 03-11-0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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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한란의 계절이 다가왔다. 여기저기 한란 향이 제법 풍긴다. 한란의 멋과 맛을 알고 음미하며 즐기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 한란의 멋에 대해 한 번쯤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수한 꽃이라 할 수 있는 한란의 보편적 기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란을 감상하거나 구입할 때 참고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11월 7일, 8일,9일  삼일간에 걸쳐 양재 화훼공판장 2층전시실에 가시면 한란향을 즐기실수 있겠지요.
제 이름 말해봤자 아는분 암도 없으니 제이름은 말하지 마시구요..
한란구경도 하고  다과도  많이 드세요. 다 공짜예요.

첫째, 꽃이 가능하면 클수록 좋다. 한란의 꽃은 생김새 자체가 날렵하고 갸름하게 생긴 데다 잎은 길고 넓으며 우람한 편이다. 꽃이 작으면 작을수록 잎과의 균형이 깨지고 잎의 초세에 눌려 그 빛이 많이 퇴색된다. 따라서 꽃이 클수록 날렵한 자태에 웅장한 맛이 가미되어 관상 가치가 한층 더 돋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소심 계열의 일향백룡, 사지화, 백황화 계통의 신곡 등이 인기가 꾸준하다.

둘째, 주부판이 넓고 풍만할수록 좋다. 그렇잖아도 날렵한 자태의 한란 꽃은 주부판이 길게 늘어지기만 할 뿐 이쑤시개처럼 가늘기만 하다면 꽃의 윤곽 자체가 두드러지지 못 하고 꽃의 크기와 주부판의 길이 및 폭의 균형미가 깨져 긴장감이 사라진다. 과거엔 주부판이 가늘고 긴 날렵한 토좌한란 계통의 한란을 최고 명품으로 쳤으나 춘란의 원판성 꽃들이 등장하여 풍만한 맛을 전해주면서 한란의 취향 역시 글래머 형의 자태가 인기를 끌게 되었다.

셋째, 꽃잎이 가능하면 두꺼워야 한다. 한란은 모든 점에서 다른 난들에 비해 여린 느낌이 들고 또 사실 여리다. 한란 꽃의 엽육 역시 춘란이나 보세란이나 하란 등에 비해 얇은 편이다. 따라서 한란은 다른 난들에 비해 주부판이 뒤로 젖혀지기 쉽고 봉심이 위로 휘어지며 쳐들린다. 갑작스런 고온과 건조 상태에서 핀 꽃은 백발백중 주부판이 뒤로 젖혀지고 봉심이 하늘로 치켜들기 일쑤다. 하지만 엽육이 두꺼운 난일수록 이런 단점은 상당히 보완된다. 이런 점에서 중국한란들은 다른 나라 한란들에 비해 주부판과 봉심이 얇아 뒤로 젖혀지기 쉬워 아직까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명품이 탄생하지 못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넷째, 꽃이 일문자피기나 안아피기 혹은 삼각피기로 피되 부판이 사람의 어깨와 팔의 연걀부위처럼 기부 부위에서 끝으로 가다가 아래로 굽은 어깨 모양이 나타나지 않고 시원스레 쭉 뻗은 것이 좋다. 즉, 부판이 한일자 형으로 쭉 뻗어야지 사람의 어깨처럼 쭉 뻗다 휘어지며 축 처지면 균형미가 깨지기 쉽다.

다섯째, 꽃대가 가능한 한 굵을수록 좋다. 일본한란 소심 정(精)처럼 꽃대가 가늘면 휘어지기 쉽고 꽃이 여러 송이 달리게 될 경우 꽃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 하고 밑으로 휘게 되어 시원스레 위로 쭉 뻗어오른 모습에서 느낄 수 있는 한란 특유의 도도한 오상고절의 절개를 느끼기 어렵다.

여섯째, 꽃대가 위로 시원하게 신장이 잘 되는 품종이 좋다. 꽃대는 밤낮의 기온차를 적게 해줄수록 위로 더 길게 쭉 뻗어 오른다. 10월 하순 이후 낮 온도는 15도~20도 사이를 오가고 밤 온도는 5도~10도 사이를 오가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면 색화의 발색은 좋아지지만 꽃대는 충분히 뻗지 못 하고 꽃을 피우게 된다. 이 경우 꽃 송이와 송이 간의 간격이 너무 촘촘해 무척 보기 싫은 모양이 된다. 따라서 꽃대를 신장시키려면 밤에 창문을 닫아 일교차를 줄여주어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하더라도 뿌리가 약하다든지 세력 자체가 약한 난이라든지 병을 앓고 있을 경우엔 꽃대가 신장하지 못 한다. 그러나 건강한 난일지라도 선천적으로 꽃대가 위로 높이 솟지 않는 품종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석존, 옥금강 등등 자보화 계통의 한란 단엽종들이다. 사진으로 볼 때는 꽃도 크고 원판성 화형에 주부판이 풍만하고 앙증맞지만 실물을 보면 그 꽃들이 잎 사이에 푹 파묻혀 보이질 않아 감상가치가 많이 떨어져 실망하는 애란인들이 많다. 그러나 일부 품목 중에는 자보화가 아니면서도 꽃대가 높이 자라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일곱째, 혀가 가능하면 크고 둥글며 뒤로 덜 젖혀지는 것이 좋다. 혀가 크게 되면 꽃이 무척 풍만해 보인다. 이런 점에서 홍화 계통에선 화신, 계양, 일향지예, 어신금 등과 소심 계통에선 대웅, 백묘, 여월, 장군, 풍설 등이 인기가 있다.

여덟째, 색화의 경우 경사화처럼 엽맥을 따라 색이 번져 있지 않고 꽃잎 전체에 물감을 들여놓은 것처럼 고르고 진하게 들어가는 것일수록 좋은 꽃이다. 독특한 혀 모양과 풍만한 화형으로 인기가 있는 극락조의 경우 바로 이 색감 때문에 특히 더 인기가 있다. 이런 점에서 도화 계통의 난들 중 상당수 품종들이 발색 처리를 잘못 하면 경사화처럼 색이 엷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도화 일광이나 무릉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일광의 경우엔 등록된 원종과 파생돼 나간 아류종, 같은 밭에서 산채하여 번식된 품종 등등.....그 개체 수가 많고도 다양하여 그 색감 또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좋은 색감을 지닌 일광을 구하고 싶으면 새 촉이 나올 때 진한 적갈색 초상엽에 속 잎장은 하얀 서성이 강한 난일수록 꽃의 색감이 좋다. 특히 성촉이 되어서도 잎에 서산반 무늬를 남기는 품종인 경우 색감은 환상적이지만 약한 햇빛에도 잎이 잘 타버린다는 것이 큰 약점이다.

아홉째, 꽃잎에 화근이 적을수록 좋다. 특히 황화 계통의 난들은 적갈색 화근 때문에 꽃의 가치가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청화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적갈색 화근은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얼굴에 낀 기미나 주근깨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늘씬하고 풍만한 육체미에 이목구비가 가지런한 미인이라도 얼굴에 잡티가 많다면 그 미모는 많이 쇠퇴할 것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부판의 길이가 가능하면 주판의 길이와 같아야 한다. 부판이 너무 길고 주판이 짧으면 균형미가 사라져 화형이 몹시 불안정해 보인다.

댓글목록

조경자님의 댓글

조경자 작성일

  우리집 난은  영~~아마도 무자식 상팔자를 아는듯... 어찌 해야 하나요.?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저는 그냥 멀리서 보고 향만 좋은데 다 좋은것 같은데 고맙습니다.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잡티...후훗  등산을 많이해서 잡티가 많은데... 트윈케익 아니면 정말 모다 들켜버린다니까유~~~경해님~~~ 이 긴 글을 ..... 후훗~~ 빨리 퇴원하셔야겠구먼유~~~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참 재미있는 글을 퍼오셨네요..아,,유익해요 ..이러면서 집에 사실은 난화분 하나 없다고 고백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