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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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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은주 댓글 8건 조회 1,262회 작성일 03-11-2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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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가 둘째 아들로 태어나
온 종일 땀방울 속에서 자라시다
천생 배필로 만난 새악시 너무 예뻐
아들 하나에 딸 일곱 두시었네.

천금 같은 아들 하나 군대 보내고
추운 늦가을 양지 바른 뒤란에서
혼자 몇 며칠 이엉 엮으시어
딸들 추울까봐 새 지붕 얹으시었네.

언제나 아침 일찍 일어나
두런두런 어머니와 지난 밤 꿈 이야기 나누시고
동이 터 밝기도 전에
밭둑이고 논둑이고
새색시 몸 단장하듯
반질 반질 손질하시고.

날이 어두워 들어오실 때
하나 가득 따온 찬거리는 지게 위를 넘치고
오롱이 조롱이 딸들과
구르고 딩굴며 씨름하시며
모든 날 언제나 다정하게 지내던
사랑하는 내 아버지

몇 몇 년 만에 오리나무골 밭에 가니
길도 밭도 없는 무성한 잡초
아버지의 쇠덕석 같은 손이 아른거려
발길을 멈추었네.

2000년 11월 14일 셋째딸 김은주

댓글목록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효녀... 은곡님...  사랑합니다...우리아버지는 85세 이신데...지금도 줄넘기를 하셔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효녀 효자는 자식들이 되는 게 아니고 부모가 만든다 하더이다.어찌 어머니 아버지의 크신 사랑을 자식이 흉내나마 낼 수 있으리요.그래서 저는 내리사랑을 믿는 불효자지요.은주님이 할망이 되시더니니 새삼 또 나를 울리네~ㅇ!!

이요조님의 댓글

이요조 작성일

  잔잔한 사모(父)의 정을 풀어놓으셨군요. 콧등이 시큰~~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

  한참 뜸 하시더니.... 찡한 마음으로  울 아버지 생각도 하게 하시는군요.~^^*

김은주님의 댓글

김은주 작성일

  금아님 길영님 백야님 혜강님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행복하소서...

김정림님의 댓글

김정림 작성일

  부모님 은혜는 한도없죠.그래도 생존해 계신분은 얼마나좋을까요.살아실제 자주 찿아뵈십시요.지나고 생각하니 그것이 최고의 효도인것 같습니다.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김은주님의 댓글

김은주 작성일

  짚 다가가기의 우정호님의 글을 보니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황숙님의 댓글

황숙 작성일

  괜시리...  죄지은 생각~~  자식이 뭔지....  효도가  뭔지...  ㅎ...ㅎ...ㅎ...    괜시리 울적해집니다......  ㅎ~~~~~      자식이 뭔지.. "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  장모님 생각에......    흐...메....      만감이 교차 합니다    ...    미오라~    은곡 누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