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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 里 香 / 西 風 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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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live 댓글 10건 조회 2,094회 작성일 03-12-01 22:41

본문

天 里 香 
 
꽃망울 하나가 가라 앉는다
얼음장을 깨고 깊이
가라 앉는다
얼음이 물살을 그 쪽으로 몰아 붙인다
섣달에 홍역처럼 돋아난
꽃망울
저녁에는 함박눈이 내린다
마을을 지나
잡목림 너머 왔다 간 사람은
아무데도 발자욱을 남기지 못한다

--------------------------------1980 김춘수



西 風 賦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듯, 눈물인듯 어쩌면 이야기인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냄.새.를 널.어. 놓.고 복.사.꽃.을. 울.려. 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속을 꽃인듯 눈물인듯 어쩌면
이야기인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김춘수.

눈 ㅡ

배고픔을 위해서는
하늘의 맛나가 되지 못하는
아름다운 헛것

겨울은 그르렁대는 가래 끓는 소리로 깊어가고
막다른데서는 하얀 각혈을 쏱곤한다
그럴때면 부신듯 눈을 가늘게 뜨고
먼데를 바라보는 사람들

헛것의 아름다운은 맹독성이라서
스며들지 못하는데가 없다
아무리 깊이 감춘 심장이라도
불러내 두근거리게 한다.

모 르는 이 ...ㅡ.ㅡ...

/

바 다 ㅡ

나는 억겁의 시간을 혼자 일어난다.

아침마다
깊은 밤의 마음 녹여낸
시뻘건 젊은 심장을 토하여 하늘에 올리고
바람 타는
청색의 푸른뱀 은빛비늘 반짝이며 몸 뒤틀어
지난 어둔 밤처럼 낮에도
수평선 끝부터 하늘과 배를 맞대고 다시 하나되길 소원한다

붉게 타는 염원담긴 나의 심장이
한낮의 천공을 돌아 사뭇 장엄히
나의 잠 속으로 잠겨와
잠결에도 쉼없이, 포세이톤의 빛나는 백마들 그 무수한 울음처럼
지평선 샅샅이 대지를 향한 그리움의 내음을 퍼올리고
폐부 깊은곳 넘쳐나는 마음속의 이야기를 억겁의 시간동안 퍼 내어도
대지는 어둠속에 물러나 앉으며
나의 흰 치아와 물비린내 해초내음 만을 맡는다


나는 억겁의 시간을 혼자 잠든다.

/
MMS ...에마 안녕 ㅡ

olive

댓글목록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그 西風이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또 그꽃인 듯 눈물인들한 얼굴을 만들어 놓고 지나 갔습니까?  Olive님의 심경을 읽을 듯 말듯 합니다. (온갖 상념) 떨쳐 버리고 다시 제자리로 오시길... 님의 자리 상기도 비어 있습니다. ♣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역시 시인은 너무나도 정곡을 부드럽게 찌르는 천재!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에마는 제가 저에게 부르는 말 입니다..  남들은 제게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만요..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저는 뽀빠이의 올리브가 아니고 소문자 olive 입니다/올리브 나무 올리브 그린이고요 ..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천리향..예전에도 꽃들이 계절의 경계를 넘어 피었는지 향기가 시공간 넘어 천리를 간다는 것인지 ..하여튼 함박눈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사람은 향기처럼 다녀간 발자욱이 없으리라

이요조님의 댓글

이요조 작성일

  !

윤영철님의 댓글

윤영철 작성일

  올리브 님은 게시판의 심지가아닐까 생각합니다 환한 백촉 짜리가아닌 다섯촉 희미하면서도 촉점이 뚜렷한 등대라고는 할 까요.근데 등대도 약속의 색깔이 있더군요 흰색,붉은색 파란색 이 각각의 의미를 갖고 있더군요, 지키고있는 위치의 중요성 보다 발하는 색깔이 더 중요 하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순수의 마음으로 박수를 칩니다.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한자에 약해서.... 지금왔어요... 배우고 갑니다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박종임님의 백리향 자료를 읽고 천리향이 입속에 맴돌아 댓글 달고 싶었는데 안되어 따로 한칸을 사용했습니다..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못한듯 한데 그냥 봐주십쑈^^* 윤영철님 기대하시는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 글 읽으면서 이 공간에서 바로 그런분들이 떠오르더군요..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백리향과 천리향(서향)은 전혀 다른 종류인 눈치입니다 -꽃지도 자료에 의하면요.. 꽃지도에 최명도님의 가죽나무가 소개 되었는데 멘트를 읽다가 생각나 적어둡니다 ..참가죽 나뭇순만 식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나의 유년에는 가죽나무 여린 순을 데쳐내 찹쌀풀을 발라 말려서 기름에 튀겨내 통깨랑 설탕 소금을 뿌려 안주겸 반찬겸 군것질겸 합니다..독특한 풍미가 있고 요즈음 어느 지역에서는 찹쌀풀에 양념까지 발라 상업화 하고 있는데 그 맛은 예전처럼 품위는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