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생식물연구회

자유게시판

HOME>이야기>자유게시판

페이지 정보

작성자 olive 댓글 6건 조회 1,443회 작성일 03-12-13 00:05

본문

몹시 연로하셨던 때의 내 아버님
다 삭아가는 재 같은 온기로도
세상 드센 바람 막아내고 호돗하게 해주시던
내 마음의 안락한 뜨락 그 이정표

이제 기억속에서의 내 아버님
이 세상에서 한 생의 아름다운 자세로
그 기억, 뛰어넘을 수도 도저히 다다를 수도 없는
결계 너머의 거대하고 아름다운 존재.

2003 10 27 15:05 ㅡ

Dear -

오늘은 우체국에 다녀와습니다
지난 산행에서 하산길에 어느 산사에 들러 물을 마셨었고
고적한 산사에 머믈러 있는
늙지도 젊지도 않은 나이의 보살이라 불리는 여성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녀가 몹시 무료해 하는걸 보았습니다
수행중인 분이라고만 여기고
그저 허공처럼 대했는데 이외로 온갖 감정이 물씬했습니다
오히려 제 자신이 어떤 의미에서는 [절간]에 오래 머믄 사람이란걸 알았습니다
하여, 그 안타까움에 뭔가 도울 수 없을까 ..잠시 생각을 했었고
오늘에서야 우체국에 가서 책 한권을 보냈습니다
그분에게 좋은 책일런지 아닐런지 모르겠지만
우체국을 나서면서 문득
그 행위는 제 자신을 위안하는, [제 스스로 기쁜일]이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서점 한켠에 자리 잡고 있는 레코드점에 들러 씨디 하나를 샀습니다
처음곡은 아리랑이란 곡이고요
뼈속의 그리움이 문득 바람처럼 일렁이면서
누군가와
함께 들으면 좋겠다고, 누군가에게 이 음악을 보내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두번째 정수년의 空을 듣다가
어.쩌.지. 못.하.고. 아.버.지. 그.리.워.요.
진달래라는 곡명도 그리움이란 곡명도 ..모두
아버지와 함께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버지..
오늘은 어쩌지 못하고 그저그냥,,, 저도 해금처럼 울어요


댓글목록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一切唯心造려니.....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아제아제 바라아제.................사바하.............

이요조님의 댓글

이요조 작성일

  오히려 제 자신이 어떤 의미에서는 [절간]에 오래 머믄 사람이란걸 알았습니다 .........이 부분이 空이였으면.....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그 부분이 空 이었으면.. 하시는데 이렇게 사이버상에 돌아다녀 어쩌지요? 앞으로도 그럴건데^^ ..그 비슷한 의미의 말을 아버님의 친구분들과 노 시인들에게 더러 듣고 삽니다.. 수목같은 아해라고요,,,

김기훈님의 댓글

김기훈 작성일

  己去有無去 未去亦無去 離己去未去 去時亦無去 이미 지나간 것 에는 간다는 것이 없으며,아직 지나가지 않은 것에도 간다는 것은없다.이미 지나간 것과 아직 지나가지 않은 것을 떠나 지금 지나가는 것에도 또한 간다는 것은 없다.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어려서부터 이따금 잘 쓰여진 동화는 참 어렵다고 느끼곤 했었는데 서양동화중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나.. 거기에 빨강여왕네 영토에서는 죽어라 전속력으로 달려야 제 자리에 머믈 수 있답니다.. 옛날에 쓰여진 것인데 현대사회의 한 모습을 봅니다..기억도 아슴아슴하여 출처가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동화도 때로 어렵게 읽는 사람인지라 아직 귀한 법문의 글은 읽지 못했습니다.. 스테디셀러(?)인 성경은 유년기에 그저그냥 한번 읽어봤는데 불교관련 책은 쉽게 손에 닿지 않습니다.. 성경은 여기저기 쉽게 널려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