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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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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live 댓글 9건 조회 1,351회 작성일 03-12-1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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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어느날
오래 내 곁을 맴돌던 순한 바람이
詩 인양
한란 화분 하나
내 품에 떨궈놓아
난 이른 봄의 첫새벽부터
가슴이 둥하고 맑게 뛰어
詩 인양
한란에 이끌려 깨어나곤 했지.

바라보면
새벽의 난은 기품갖춘 그 영혼이 드리워져 있었고
한낮이나 한밤이나 저녁 무렵의 난은
매초롬히 윤기있는 청정함으로 단아하게 침묵하고 있었지.

난은
나의 오랜 눈맞춤에
신기한 첫 아이처럼 꽃대 올리고
나의 찬탄 품은 탄성 눈물방울 되어 어리고
난의 풀빛도 둥글게 굴러 대궁이 위에 얹혀 벌어졌지.

이른 봄날의 첫새벽마다
난 가슴이 둥하고 맑게 뛰어
청청하게 깨어났었지
나를 부른건
순한 바람인지 詩인지 蘭인지...

( 오래된 나의 일기중에서 ㅡ)

이제 한란은 가슴속에 기억으로 남아있을뿐이고
이십년도 더 된 지난날 아버지와의 합작품으로
명주실로 수를 놓은
초서체의 한시와 난이 그려진 표구 한점이 있을뿐이다
 
문득 너무나 간절하게 청한란이 보고 싶다

새벽에 ㅡ

댓글목록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우리 야생화에 대한 관심과 활성화의 한 방법으로 일반 게시판 이외에 삶과 자연 환경.. [문학방]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제주한란은 보호식물이므로 반출이 금지돼 있지요.야생만은 못하지만 인공재배한 한란은 팝니다.그냥 쓸만하지요.물론 홍도 풍란도 보호식물이구요.환경부 보호식물이 제법 있지요.한란에 서린 올리브님의 감성과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이 가슴을 저리게 하네요.저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여한을 곱씹으며 사는 인생이랍니다.열아홉 고딩 3에 비명에 가셔서 내 운명을 바꾸게 하신 아버지..............

이요조님의 댓글

이요조 작성일

  올리브님... 의견 좋은데요? 걍 머무는 게 아니라.. 시선이 ..스펙트럼....!!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제 오랜 친구가 제게 어느날 건넨 난화분.. 그거 삼년반쯤 지나 이유 모르게 죽어버렸습니다.. 그 뒤로 한란화분을 집에 들일 생각을 못했습니다.. 영 자신이 없어져서요.. 난과 사람에 대한 상실의 기억을 극복하지 못한거지요 .. 때때로 작은 일들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난은 너무 부지런을 떨어도,너무 게으름을 피워 무관심해도 죽을 수 있지요.적당한 관심으로마르지 않을 정도의 습도 ,해떠서 열시나 열한시까지 볕을 들게 하거나 반그늘,통풍이 잘되도록 유의하면 잘 죽지 않지요. 적당한 영양을 주면 번식도 잘 하구요.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보통의 난 재배 그 모든 방법 이외의.. 그러니까 이유를 모르게 죽어갔습니다 처음 죽고 있다고 느낀 순간부터 차차 잎이 연둣빛으로 연해지고 죽기까지 난 전문가와 여러 노력을 했는데 점점 흐려지더군요 ..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올리브님~~ 후훗 유독 본이름을 안 밝히셔서 밝힐 때 까지 댓글 안 올리려했었는데... 금아가 항복했습니더... 멋집니다... 멋진 고집이십니다. 후훗 여성만세!!!!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입니다" 운영자측의 공고입니다.. 망설이시는 눈팅꾼들도 참여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본명으로 치자면 회원분들 중에서 글쎄..싶은 이름들도 많고요 저는 넷상의 제 본명입니다^^ ..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댓글기능이 저는 없어요.. 무엇이 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