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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쿄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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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live 댓글 11건 조회 1,846회 작성일 03-12-1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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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 꽃집에 다녀오다 
 
오후 산책길.
언덕위 꽃집까지 길을 나서서 후리지아 한단을 사왔습니다
홍매화가 그렇게 탐스럽게 피었던 그 집에요...
흰 강아지가 눈뭉치인듯 솜뭉치인듯 뽈뽈 구르며 작은 꼬리 살레살레
흔들며 까망 머루같은 눈망울로 쳐다보며 따라오는 그 집예요...
그때마다 그만 따라와야지..길 잊어버림 어떻하니? 하면서도 정작 그것이 멈춰서
빤히 쳐다보면 몹시 아쉬운 그 두마음 품게 되는...
냉큼 안아올려 품속에 품고 오고 싶어지던 당치않은 유혹 스미던...
마음은
알뿌리들과 작은 화분도 한두개 사려고 맘 먹었는데
고요히 내비치는 순한 햇살속에
너무도 잔혹한 바람이 숨어있다 파고드는지라..
코트속엔 집에서 입던 원피스 아래로
긴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 신었는데 무릎위가 썰멍하고, 목이 이내 싸아아해지고..
바람 때문에
슈퍼엘 들러 ..순전히 목이 싸아아 해져서 초컬릿 하나를 사고
원추리 나물과 두룹과 돗나물, 치나물, 냉이 달래, 조개와 두부를 샀습니다

살짝 데쳐내 초고추장으로 버무릴 원추리 나물, 향좋은 냉이 무침이랑
조선간장에 다진마늘향 살려 볶을 치나물, 조갯살과 두부를 넣은 달래된장찌개..
푸성귀로 이뤄진 저녁밥이지만
누군가 밥먹으러 온다면 내일 먹으려 야채박스에 수납해둔 두룹을 데쳐낼텐데...
남은 두부 노릇하게 부쳐내 청양고추,파마늘,고춧가루,참기름 갖은 양념으로
매콤하게 두부조림도 할텐데...
또..남은 달래로 달래찹채도 이십분이면 너끈히 만들어 내는데...
청,홍고추,표고버섯,팽이버섯,양파 대파 살코기 조금 채썰어 볶고,달래향 파릇하게 살짝볶아
삶은 당면에 볶듯이 진간장,다진마늘, 설탕,통깨,참기름 버므려 야들야들한 잡채 한접시...
아니면 이 재료들 십분이면 척척 썰어 부쳐내도 야채전 한접시 넉넉한데...
엊그제 사둔 삿뽀로 실버컵도 그냥 있는데...

후리지아는 참 대애단해요...
작은 한단도 집안가득 이렇게 흠흠 ~

2002-02-18 17:15:39 

작년 이월 중순넘어 신문사 커뮤니티에서..
지금은 십이월 중순인데
아폴론의 태양마차는 미친듯 달리나봐요..
꽃들도 계절을 잃고 헤매는듯 보이고, 하루가 그냥 녹아 부스러져버려요...
탈무드에 인생을 망치는 방법중에서 아침늦게 잠자는것, 낮술마시는 거 이런게 있었는데
확실히 일찍 하루를 시작하지 않으면 왠지 하루가 그냥 부스러지듯 손아귀에서 물빠지듯해요..
모두들 십이월 마무리 잘하시고요 -

메~리 크리스마스 !

참고로
기여운 귀여운 기여븐 귀염둥이 강아지 사진은 올리지 맙시다^^
냉큼 붙잡아 쿳션처럼 옆에 끼고  테레비 보고  베개처럼 베고 잠자고 싶어지니까요 ...ㅡ.ㅡ...
진짜는 개 키우는거 좋아도 안하는데 어쩌다 한번 보면 ..특히 저렇게 마알갛게 쳐다보면
왠지 꼬옥 집으로 데려와야 할것만 같거든요... 아~셨죠?


 

댓글목록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이길영님 그리고 흰둥이 강아지 올리신분 말예요.. 제가 훔쳐갈지 몰라요 ㅡ.ㅡ..

조경자님의 댓글

조경자 작성일

  어쩜! 정말 진수성찬이시네요.매일 집에서 이렇듯 화려한 식사를? 고기맛에 질려 요즘은 이런 식사들을 많이 권하는데  아이들 모두 외지로 가고 이제 남은 두 늙은이 하기싫어 또는 귀찮아서 대충 먹어치우는데 노력은 해 봐야 겠어요.코끝에 맡지도 못한 내음들이 스쳐가며 군침 듭니다. 

이훈님의 댓글

이훈 작성일

  저절로 군침이 도는 글 잘 읽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맛갈스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부럽습니다.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후리자를... 은은한 노란빛.... 만년소녀 올리브님... 고와요~~

매천님의 댓글

매천 작성일

  아침부터 침이 마구마구 돕니다 아유 배고파.... 책임지셔유 ^^*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오! 후리지아! 향기...겨울을 화사하게 + 따뜻하게 + 희망있게 만드는 그 후리지아...그래서 졸업과 입학에서 그 꽃이 인기인가요? 역시 오늘도 올리브님!!!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김정림 선생님이 올려주신 후리지아꽃에 한겨울 지나 봄에 이르를 무렵이 내음이 기억났습니다 ㅡ 어쩌면 모두들 그렇게 칭찬에 넉넉하신지요 ?  전부 아랫사람 품어가면서 사시는 넉넉하신 분들 같습니다 ..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허 ㅎㅎㅎㅎㅎ.....제가 강아지 올린 죄가 막중하군요.은곡님이 궁금해 하시길래...훔쳐가도 olive님 헌티 있으면 뭐 대수겠나이까 ? 저도 대둔산꺼정 갔지만 그냥 데려왔걸랑요.피가 맑아져 오래 살 저녁 찬 맛있게 들겠나이다만 저보다 요조님께 드리시지요.목마르고 애타게 찾으시던 분이 白野님이시니까요.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쿄쿄쿄... 제 아이큐가 드러나는 순간입니다요.. 저는 넷 사회 네티즌중에서 호를 기억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요.. 넷세상에서 믿거니 하고 오래 인간관계 유지하고 있는 이들도 단 하나만의 이름으로 제게 말 건네고요.. 현실처럼 몸뚱이 얼굴 보여지는게 아닌, 넷 사회 기본적인 질서는 어느 공간에서나 하나의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그러나 이 공간에서 서로 나름의 친목도모로 호를 지어주고 부르는걸 아는데 단지 제가 머리가 나빠서 이사람 저사람 그 각각의 호를 기억하고 있지 못함을 용서바랍니다 ㅡ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눈팅꾼들 중에는 문학적인 욕구나 일상의 한숨을 쉴 장소를 원하시는 분들도 많을줄로 압니다 ..혹여 그런 분들께 제 허접함이 이 공간에 진입하시는데 걸림돌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때때로 그저 무심히 자유게시판을 이용하다보면 누군가의 들러리나 곰이 되어버리는 일이 더러 있는데 이 공간에서는 그런걸 걱정하시어 참여 망설이시는 분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