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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긴-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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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요조 댓글 6건 조회 1,317회 작성일 03-12-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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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짓날 밤



      어둠이
      깊은 어둠이
      뚜벅 뚜벅 내게로 걸어왔다.


      검은 베보자기
      탈을 쓴 으스스~
      더러 익숙한 모습으로,


      남은 한 치의 키를
      더 보태기 위해
      내게 안기려 두 팔을 벌리고 와


      삼단같은 검은 머리채를
      마구 풀어 헤쳐서
      푸른물에다 잠구면


      수초처럼, 해초처럼,
      번져나는 어두움의
      물 그림자


      톰방!
      한 방울의 낙숫물에
      소름돋는 절규,


      톰방! 톰방!
      두 방울의 낙숫물에
      소스라치는 고독,


      동짓날 밤
      그렇게 가늣한 허리는
      건듯건듯 이어지고


      톰방! 톰방! 톰방!
      거량도 못하게
      허리가 길어


      공방살 낯짝에
      팥죽같은 기미만
      그믐밤 저 홀로 섧다.




      글/이요조
      photo by yo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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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황숙님의 댓글

황숙 작성일

    안녕 하십니까 ~~^^  ..  함석 지붕에 빗소리...추녀의 물소리를    무~지    좋아 합니다      봄이 오는 소리 같기도 하구요~    엄마의  자궁 처럼~    안온해서...  잠들기를  좋아 합니다..  참으로 오묘함이~~      매료 입니다...    톰~방..  톰~방  ㅡㅡㅡㅡㅡㅡㅡㅡ*      나도  톰방  .. 톰~      오랜  침묵의 깨트림을 보는것 같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하루 ~ 내내  ..즐겁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 하십시요  ^^*             

김병설님의 댓글

김병설 작성일

  시와 동짓날 밤같은 사진과 '톰방'거리는 물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는 하나의 완성된 종합 예술이로군요.

황숙님의 댓글

황숙 작성일

    ~    白野님  ^^    ,,    ,,      봄  아지랭이가 살몃.. 피오르면요  ..    어김 없이    버들 강아지가 핍니다...  산  개여울 ㅡㅡ*  꽁꽁..언.. 어름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도 들립니다...    목을  쭉 ㅡ빼서  ..    어름장 밑을 들여다 보면...  또..르.ㄹ..뿅. 뿅... 똑..또..르...  물소리가 좋구요..  별세계 같아요..      白野님  ~    ~      소스라치는  고독이  보여 집니다  ..      물빵울  소리  ..  꽃가게 안에 ~  은은합니다...        톰..톰..방...  ㅌ,  ㅌ  ㅡㅡㅡ*    ^=^  "     

이요조님의 댓글

이요조 작성일

  황숙님...물소리를 좋아하시는군요. 꽃을 사랑하시니...당연히 생명수의 리듬을 익히 알고 계시겠지요. 아마도 이 소리를 들으면 생육식물들이 더 없이 좋아하지 않을랑가요? 더구나 꽁꽁 얼어가는 겨울녘이면....더욱/김병설님. 부끄럽습니다. 더 노력하라는 말씀으로 새기렵니다.

김병설님의 댓글

김병설 작성일

  이 소리는, 새볔녘 콩나물 시루에서 마지막으루 떨어지던 물방울 소리, 혹은 심산 절깐 뒤켠의 샘에 바위 천정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연상시키네요.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으와~~~ 넘치는 창의력...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