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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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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요조 댓글 12건 조회 1,582회 작성일 04-02-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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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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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 ~
      오늘은 시장에 나가서 봄을 사 왔습니다
      장 바구니 넘치도록 싱그러운 푸른 빛 담아 왔습니다.
      봄을 빗듯 정성껏 다듬고 씻어서
      식탁 가득히 봄을 펼칩니다.

      어머니! ~
      이전에 해 주시던 그대로 흉내 내 봅니다.
      봄 야채는 별 양념 없어도 좋다던 말씀대로
      살캉 데친 씀바귀, 원추리, 고추장에 넉넉히 무쳐놓고
      여린 햇 쑥은 항아리 속 된장 퍼와 잘 걸러서
      톡톡하니 들깨 갈아넣고 썰썰 끓여 두었습니다.

      입에 물면 향내 상큼 번지는 하우스,오이..
      얼음깡 깨고 자라오른 봄 미나리..
      야들한 취나물 잎이랑 함께 쌈 싸 먹으렵니다.
      어머니 깊은 손 맛이 어우러진 그때 봄 나물 맛이
      제 손 끝에 날 리도 없겠지만
      그래도 제물에 겨워 그렁저렁 향그럽습니다.

      어머니! ~
      보이세요?
      묵은 신 김치나 올려 놓았던 시큰둥한 그릇들이
      일제히 눈빛을 반짝대며 한 옥타브 높여
      맑은 종 소리로 탱~탱~ 부딪치며
      웃고 있어요.

      어머니!~~~
      들리세요?




      이요조

      2001/1/20(토)씀
      수정/2004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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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황숙님의 댓글

황숙 작성일

  훗  .."    백야누님 ..  방그~읏..        *^^*  ..    지가 젤로 하는  아름다운 색깔 입니다..  후..훗 ㅡㅡ^^    누님과 항수기...큿...^^*    부제로 달아두면 좋겠습니다요    우..  "만홍의 ..흐드러진 진달래를 보는듯하여.    까무라칠 정도로 좋은 작품에  ~  감격하나이다 ^^* ~~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작품이 떠오르네요... 후훗후후후....

이요조님의 댓글

이요조 작성일

  아자씨...찐 겨란 드세요. 그리고 저 두 개만 남겨 주세요. 음..하난 초당님꺼..하난 금아님 줄꺼구.....옥이 착하지요 (흐 맞나몰러유?)

정경해님의 댓글

정경해 작성일

  아,,, 맛있는 봄이 왔네요.

윤영미님의 댓글

윤영미 작성일

  이요조님의 글엔 늘 <향수>가 있읍니다.한참 연배이신데도 저도 그런 내음이 그리운것은...제가 어지간히 컨트리틱하게 살아서인가 봅니다.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

  그러게요. 그래서인지 저는 이요조님 글을 그냥 지나치게 안되더라구요. 내면으로 통하는 메세지 같은것을 느끼지요.~^^*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봄을 먹고 살아야 하나요 어떤 맛일까 잠을 확 달아나게 하나요

김은주님의 댓글

김은주 작성일

  그간 안녕하셨어요~ 저도 무두 다~ 안녕합니다. 하여 오늘은 화분 몇 개 샤워시키고 꽃도 찾고 행복했습니다. 내일은 봄나물로 식탁을 그려볼까합니다.

이요조님의 댓글

이요조 작성일

  저도 예전에는 은주님처럼 화분가꾸는 게 낙이었는데... 진주 살 때 일입니다 20년 전... 촉석사파트라고...손님들이 그냥 온답니다. 어떻게 찾아 오시냐구요 여기 화분 많은 집 어딨어요?... 그러다가...맏이의 알러지 천식, 실내 화분은 안된다더라구요. 새끼가 뭔지... 그 후로 훨 훨... 다 벗어 던졌지요. 그 대신 시들거나 죽지 않는 화분들을 가슴에다 드려 놓고 살고 있어요. ............................/여러님들 정성스런 꼬리글들에 감사드리면서.....

김은주님의 댓글

김은주 작성일

  요조님 왜 그런 말씀을...어디에 가실 것 처럼 그러세요~ 그러셨군요. 저도 화분을 줄여야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꽃욕심을 버려야하는데... 말입니다.

윤영미님의 댓글

윤영미 작성일

  시들거나,죽지않고,오래봐도 질리지 않고,늘 잔잔한 감정으로 무심히 들여다볼수있는 화분이 있다면,저도 그걸 가슴에 키우고 싶어요.사람이든 꽃이든 욕심은 집착이되고,나중엔 걷잡을수없는 애증의 대상이 되더군요.

윤영미님의 댓글

윤영미 작성일

  저는 요즘 간절히 <바라기>와 ,매몰차게 <버리기>를 하고있읍니다.저는 왜 이요조님을 생각하면..늘 어디선가에서 얼굴마주친 사람같은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읍니다.건강하세요.